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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팬버거 주지사, 취임 첫날 이민 단속 행정명령 47호 폐지

이민자 공동체의 역사적 승리… 10개 행정명령으로 개혁 시동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취임 첫날, 전임 행정부가 시행했던 행정명령 47호를 공식 폐지하며 강력한 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해당 명령은 주 및 지방 법 집행기관이 연방 이민세관집행국(ICE)과 협력해 이민 단속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연방 287(g) 프로그램 참여를 허용한 조치였다.

이번 결정으로 버지니아는 더 이상 지역 경찰이 ICE 요원 역할을 수행하지 않게 되며, 이민자 보호와 지역사회 신뢰 회복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또한, 취임 당일 총 10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본격적인 개혁 행보에 나섰다. 행정명령에는 1,생활비 부담 완화 2,의료 재정 태스크포스 설치 3,주택 공급 확대 4,공립학교 학업 성취도 향상 5,연방 예산 삭감 대응 경제 안정화 태스크포스 구성 6,공립대학 운영의 정치적 간섭 방지 7,비상 대응 체계 강화 8,주지사 참모 권한 확대 9,차별 전면 금지 10,이민 단속 관련 행정명령 47호 폐지 등이 포함됐다.

특히 행정명령 47호 폐지는 이민자 인권 단체들과 이민자 공동체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핵심 사안으로, 이번 조치는 큰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CASA in Action 버지니아 지부장 루이스 아길라르는 “오늘은 버지니아 주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 승리는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침묵을 거부했던 이민자 공동체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스팬버거 주지사는 EO-47을 폐지함으로써 버지니아가 모두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길라르는 또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ICE와의 자발적 협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조치”라며 “가족들이 추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때, 사회 전체가 더 안전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조치는 강력한 첫걸음이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주의회는 이민자 공동체를 위한 가장 강력한 보호 조치를 마련하고, ICE와의 자발적 협력에 가장 엄격한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민자 공동체 구성원들은 오는 1월 22일 버지니아 주의회를 방문해, 이번 조치가 출발점일 뿐이며 추가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특히 라티노 유권자들이 스팬버거 주지사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크다. 2024년 대선 이후 가장 큰 표심 변화가 나타난 지역은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를 비롯한 히스패닉 인구 밀집 지역으로, 엘살바도르와 중미 출신 이민자 가정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취임사에서 “버지니아는 배제가 아닌 포용, 두려움이 아닌 신뢰 위에 서야 한다”며 “모든 주민이 존엄과 안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취임 첫날부터 단호한 정책 결정을 내린 스팬버거 주지사의 행보에 대해, 버지니아 정가는 물론 이민자 공동체와 시민사회는 향후 4년간 이어질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