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새 정부 수장 자리를 둘러싸고 두 여성 정치인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노벨평화상 수상의 상징성을 앞세운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그 주인공이다. 공통점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얻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VTV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 연설에서 원유 개발 분야의 외국인 투자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신규 유전과 미개발 유전, 인프라가 부족한 유전에 투자금이 고르게 유입되도록 하겠다”며 석유 수익을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 확충에 활용하기 위한 국부펀드 설립 가능성도 언급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개방하겠다는 이 발언은 미국 석유 기업들의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마두로 축출 직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자국 석유 업계 인사들과 대책 회의를 연 바 있다.
이에 맞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상징적인 행보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 ‘진품’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마차도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평소 노벨상 수상을 숙원으로 여겨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메달을 전달하며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형제애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독립 영웅 라파예트 장군이 베네수엘라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에게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던 역사적 일화까지 언급하며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달에 대해 “감사하다”고 반응했으나, 실제 권력 이양 문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기득권 세력과 군부의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미국의 실질적 지원을 등에 업은 로드리게스와 국제적 상징성을 무기로 한 마차도 간 ‘트럼프 마음 잡기’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의 차기 권력 구도가 워싱턴의 선택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시선도 이 두 여성 정치인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