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에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응급실과 병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새롭게 확산 중인 ‘서브클레이드 K(Subclade K)’ 변이를 지목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48개 주와 관할 지역에서 독감 활동 수준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단계다. 이번 독감 시즌 동안 전국적으로 최소 1,100만 명이 감염됐고, 약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최소 9명은 어린이였다.
버지니아주는 특히 상황이 심각하다. CDC 독감 지도에 따르면 주 전역의 호흡기 질환 활동 수준이 높으며, 독감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비율이 매우 높은 상태다. 버지니아 보건부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전체 응급실 방문의 9.8%가 독감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이 비율은 계속 상승 중이다. 이번 시즌 들어 현재까지 주 내에서 독감으로 7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 시즌이 예년보다 더 위협적인 이유로 ‘서브클레이드 K’ 변이의 등장을 꼽는다. 이 변이는 북반구용 독감 백신이 결정된 이후인 지난해 2월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돼, 백신을 새 변이에 맞춰 조정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 결과 과거 감염이나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을 일부 회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유행의 중심인 인플루엔자 A형(H3 계열)은 여러 차례 돌연변이를 거쳤으며, 영국·캐나다·일본·호주 등에서도 강한 독감 시즌을 유발했다. CDC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이후 채취된 바이러스 샘플의 거의 대부분이 이 서브클레이드 K 변이에 해당한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분자미생물학·면역학과 부학과장 앤드루 페코시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독감이 발생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클레이드 K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과 변이 간 불일치가 있더라도 독감 예방접종이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CDC는 생후 6개월 이상으로 아직 이번 시즌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 약 1억 3천만 도스의 독감 백신이 배포됐다.
CDC는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으로 미국인의 약 42%가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고 추산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60~70%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접종률은 집단면역 목표치인 7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페코시 교수는 “이번 변이가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을 일부 회피할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라며 “중증 환자 증가가 변이의 독성 때문인지, 단순히 감염자 수 증가에 따른 결과인지는 아직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DC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활동도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4세 미만 영유아의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활동은 현재 낮은 수준이지만 전국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 당국은 독감 유행이 앞으로 몇 주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고위험군), 증상 시 외출 자제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과 함께 예방접종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