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BBC 방송은 미국 내 한인을 포함한 해외 입양인 가운데 시민권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최소 1만8,000명에서 많게는 7만5,0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인 입양인만 약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부모와 학교,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시민권 취득을 위한 법적 절차가 완료되지 못한 채 성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 무국적자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근본에는 ‘2000년 아동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 of 2000)이 있다. 이 법은 1983년 2월 이후 출생해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한 입양인에게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며, 그 이전에 입양된 이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수많은 성인 입양인들이 시민권 없이 살아가며 추방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입양 가정과 인권단체들은 “어릴 적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미국 가정의 일원으로 자란 입양인들은 외국인 이민자가 아니라 사실상 미국 시민”이라며 “이들을 추방의 두려움 속에 방치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미 수십 명의 입양인들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입양인 및 미국 가족 보호법’(The Adoptee and American Families Protection Act, PAAP) 이 지난 9월22일 하원에서 애덤 스미스(Adam Smith, 민주·워싱턴주) 의원과 돈 베이컨(Don Bacon, 공화·네브래스카주) 의원이 공동 발의했으며, 상원에서는 마지 히로노(Mazie Hirono, 민주·하와이) 의원과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공화·메인)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재 상정되었고, 이번에 하원과 상원에서 초당파 공동 발의자 10명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이 법안에는 초당파 하원 의원 7명과 상원 의원 5명이 함께하고 있다.
특히 토드 영(공화당, 인디애나) 상원의원이 새롭게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면서 법안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이번 법안은 기존의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에서 이름이 변경된 것으로, 이 문제가 ‘이민’이 아닌 ‘가족’의 문제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법안 명칭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입양인 및 미국 가족 보호법’은 시민권 없이 살아가는 약 4만9,000명의 입양인들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이들이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주 한인 유권자 연대(KAGC) 송원석 사무국장은 “이 법안은 가족을 지키고 제도의 허점을 바로잡는 인도적 조치”라며 “법안이 2025년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민권센터 김갑송 국장도 “입양인들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지금 청원서에 서명하고 지역구 의원에게 법안 통과를 촉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권은 단순한 법적 지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가족을 지켜주는 기본권이다. 입양인들이 두려움이 아닌 안정 속에서, 가족의 품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절실하다.
한평생 미국인으로 살아온 입양인들이 더 이상 불안 속에 머물지 않도록, ‘입양인 및 미국 가족 보호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가족과 함께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
서명 참여: https://sites.google.com/kagc.us/adoptee-equality/about
National Alliance for Adoptee Equality – 한글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