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원 공화당이 메디케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상실하고, 특히 농촌 지역 병원들이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화당은 국가 안전망 역할을 해온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줄임으로써 국방과 국경 보안 예산 확대, 세금 감면 등 자당의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하원은 메디케이드 가입자 약 780만 명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세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상원 재정위원회가 이번 주 발표한 개정안은 하원안보다 더욱 강력한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병원연맹(Federation of American Hospitals)의 칩 칸 CEO는 “상원이 잘못된 법안을 더 악화시켰다”며 “농촌 지역 사회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촌 지역은 메디케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 지역의 병원들은 의료보험이 없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첫 번째 안전망 역할을 한다. 미국 의료 그룹 협회(American Medical Group Association)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삭감안이 현실화될 경우 병원들은 소아과, 산부인과, 정신건강 등 필수 진료 서비스를 줄이거나 원격진료를 중단하고, 시설 폐쇄나 인력 감축 등의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논란의 핵심은 병원 제공자 분담금(provider assessment rate)과 주 주도 지불 프로그램(state-directed payment programs)에 있다. 이 제도는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부담하는 일종의 특별 세금을 통해 주 정부가 연방 매칭 기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이 구조에 상한선을 두어 연방 지원을 축소시키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병원과 주정부 모두 재정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의 경우, 최근 하원을 통과한 ‘거대하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에는 메디케이드 접근성을 유지하는 연방 매핑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나, 상원의 새 초안에서는 병원 운영과 메디케이드 확대를 지탱해 온 두 재정 메커니즘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버지니아병원보건협회(Virginia Hospital and Healthcare Association)는 상원안이 현재 형태로 시행될 경우 이 두 프로그램에서 각각 약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줄리언 워커 부회장은 “메디케이드에 영향을 주는 정책은 의료 제공자의 안정성과 환자들의 진료 접근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병원 운영의 불안정과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 프로그램으로, 주 정부가 연방의 지원을 받아 제공한다. 버지니아는 2018년 메디케이드를 확대하며 더 많은 주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했고, 그 재정적 부담을 일부 병원들이 떠안아왔다. 워커 부회장은 병원 제공자 분담금과 주 주도 지불 프로그램이 병원 운영과 메디케이드 확대를 동시에 지탱하는 중요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에드워드 마키, 론 와이든, 제프 머클리, 척 슈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백만 명의 건강보험을 박탈하는 이 극단적인 삭감안은, 법적으로 환자 진료를 제공해야 하는 농촌 병원들이 비용을 보전받지 못하게 만든다”며 “결국 병원들은 더욱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하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예산 삭감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세금 감면 연장, 국방비 및 국경 보안 예산 증액과 맞물린 재정 균형 계획의 일환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화당이 연방 사회복지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삭감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 메디케이드는 연방정부가 각 주에 제공하는 지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화당이 현재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가운데, 대부분의 의원들은 트럼프의 계획에 동조하고 있으나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미주리) 등 일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워커 부회장은 “농촌 병원들은 지역사회의 주요 고용주이자, 메디케이드 환자를 다수 진료하는 핵심 기관이기 때문에, 연방 삭감안은 단순히 병원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 공동체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버지니아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의료 혜택을 잃고, 농촌 지역의 병원 시스템이 붕괴될 가능성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계와 복지단체들은 법안이 수정되거나 폐기되지 않으면, 의료 사각지대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