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모인 수천 명의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25일 워싱턴 DC에 집결해 ‘Rolling to Remember’를 통해 전몰장병과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이 행사는 원래’ Rolling Thunder’로 알려졌던 추모 라이딩 행사로, 현재는 AMVETS (미국재향군인회)가 주관하는 ‘롤링 투 리멤버’로 명칭을 바꾸어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라이더들은 오전 7시부터 팬타곤 북쪽 주차장에 집결해 정오에 출발했으며, 전국에서 모인 오토바이 행렬은 수도 워싱턴 중심부를 지나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이들은 미군 출신뿐 아니라 소방관, 구조대원, 경찰관 등 모든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한뜻이 되었다.
행사 전날인 24일에는 저녁 9시에 베트남전 참전용사 기념비에서 촛불 추모식이 진행되었으며, 23일 오후에는 내셔널 대성당에서 ‘Blessing of the Bikes’ 기도회가 열리며 사흘간의 일정이 이어졌다. 또한 페어팩스 지역의 패트리엇 할리데이비슨과 할리 오너스 그룹(HOG) 페어팩스 지부가 주최한 ‘Ride of the Patriots’ 행사가 함께 진행되며 참가자들에게 안전한 이동과 경찰 에스코트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해도 논란은 있었다. 라이더들과 주최 측은 올해 행사에 앞서 국립공원관리청(NPS)으로부터 서면으로 “라이딩 종료 후 인디펜던스 애비뉴를 따라 링컨기념관 뒤편 헨리 베이컨 드라이브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지만, 행사 당일 DC 경찰은 14번가에서 오토바이 행렬을 가로막고 I-395 남쪽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유도했다.
이로 인해 많은 라이더들이 혼란을 겪었고, 주최 측은 “워싱턴 DC 시정부가 다시 한 번 참전용사들에 대한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백악관을 통해 국립공원관리청을 총괄하는 인테리어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향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우리의 헌법상 집회 권리를 짓밟은 것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히며, 추후 공공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롤링 투 리멤버’는 실종자(MIA)와 전쟁 포로(POW)를 추모하며, 그들의 희생과 고통을 기억하고 함께 나누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다.
그날의 전장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오토바이의 함성과 엔진 소리는 말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어 다가간다.
현역과 퇴역 군인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상처들, 그리고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부재를 기억하며,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연대를 일깨우는 뜻깊은 울림이 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