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5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의 깊은 동맹을 기리는 뜻깊은 추모 음악회가 미국 워싱턴 D.C.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열렸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13일 워싱턴 D.C.를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을 찾아 헌화와 참배를 진행하고, ‘추모의 벽’에 새겨진 미군 전사자들의 이름을 돌아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음악회는 한국과 미국 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 특별한 무대로 꾸며져 참전용사들과 일반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강 장관은 추모 음악회에서 “6·25전쟁 당시 미국은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가장 큰 희생을 치른 혈맹”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심에 있는 참전용사 여러분과 주한미군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양국 관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음악회에서는 특히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9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강리아 양이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을 연주해 기념공원 전체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그녀는 지난해 그뤼미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고, 현재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 재학 중이다.
가야금 연주단 서라미는 ‘아리랑 멜로디’를 통해 한국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전했고, 서초교향악단과 아르코 앙상블은 한국과 미국의 국가 연주로 음악회의 시작을 알린 뒤 양국 군 행진곡, 협연 무대, 그리고 ‘아리랑 판타지’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미국의 그래미 수상 아티스트 매트 카팅구브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와 함께 직접 작곡한 곡 ‘I Remember You’를 열창해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카팅구브는 장인이 한국전 참전 공군 장교였던 인연으로 이번 공연에 특별히 참여하게 됐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무대도 펼쳐졌다.
리틀엔젤스예술단은 ‘어메이징 그레이스’, ‘진도 아리랑’, ‘경복궁 타령’ 등을 율동과 함께 선보이며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진 앙콜 무대에서는 K-팝 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신나는 곡 ‘아파트’에 맞춰 발랄한 댄스를 선보이며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공연을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감탄했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며 순간을 기록했다. 지나가던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리틀엔젤스의 무대를 지켜보았으며, ‘아파트’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어린 단원들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공원을 찾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한미 간 우정과 감사의 정서가 깊게 각인되는 시간이었다.
이번 음악회는 국가보훈부 주최하고, 한미문화예술재단 주관으로, K-라디오가 후원에 참여했다.
6.25 전쟁 참전용사 추모 평화 음악회를 통해 다시금 확인된 것은, 전쟁의 아픔을 넘어 세대를 잇는 감동과 문화의 힘이었다. 한국과 미국이 함께 쌓아온 동맹의 의미는, 음악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