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애난데일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리틀 리버 턴파이크(Little River Turnpike)의 구간에 한인을 기리는 명예 도로명을 부여하자는 제안에 반대하며 오는 4월 17일 오후 6시에 지역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는 애난데일에 위치한 아메리칸 리전 포스트(American Legion Post, 주소: 4206 Daniels Ave)에서 열린다.
이 주민 단체 Annandale United는 이번 제안 과정에서 메이슨 디스트릭트 수퍼바이저 사무실이 충분한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주민들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명예 도로명 변경 제안은 한인 커뮤니티가 애난데일 지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한 것으로, 실제 주소 변경은 발생하지 않는 상징적인 명칭 변경이다. 앞서 수퍼바이저 안드레스 히메네스 측은 1월과 2월 두 차례 공청회를 열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여러 명칭 후보를 제시한 바 있으며, ‘강남 스트리트 와 코리안 불러바드 등이 후보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히메네스 수퍼바이저는 아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메일을 통해 “현재는 카운티 예산안에 집중하고 있으며, 예산 통과 후 명예 도로명 변경과 관련한 향후 계획을 주민들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난데일 유나이티드 측은 애난데일이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지역인 만큼 특정 민족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며, 리틀 리버 턴파이크의 역사적 중요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상업적 이미지 변화보다는 역사 표지판 설치와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이 단체는 온라인 설문조사 링크가 메이슨 디스트릭트 뉴스레터 구독자에게만 전달되었으며, 해리티지 드라이브 서쪽에 거주하는 브래독 디스트릭 주민들은 참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이웃들에게 직접 설문지를 나눠주고 수퍼바이저 사무실에 제출하려 했으나, 해당 사무실은 이를 수령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지역 상점 67곳의 점주들이 서명한 반대 청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애난데일 유나이티드 측은 “이 과정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반대 의견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름 변경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애난데일 외 지역 거주자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한인이 운영하지 않는 음식점 업주들은 애난데일이 ‘코리아타운’으로 인식되면 다양한 민족 음식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애난데일에는 다양한 민족 음식점이 존재하며, 우리는 애난데일이 모두를 포용하는 커뮤니티로 홍보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로명에 반대를 하고있는 Annandale United에서는 change.org에서 (Keep Little River Turnpike as the Only Name for Annandale’s Main Street) 메인 스트리트에 대한 유일한 명칭을 Little River Turnpike로 유지하자는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있다.
명예 도로명 제안, 왜 반발하나?
한인 커뮤니티를 기리는 명예 도로명은 실제 주소나 우편번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징적 조치임에도,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애난데일이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지역인 만큼, 특정 민족만을 기리는 것은 다른 커뮤니티를 소외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코리아타운’ 이미지가 강조되면 비한식 업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일부 업주들의 주장도 제기됐다.
- 설문조사 참여 기회가 제한되었고,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신이 있다.
- 익숙한 지역 정체성이 바뀐다는 인식에서 오는 불안감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이처럼 단순한 명칭 변경 이상의 의미가 얽히면서, 커뮤니티 내 다양한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더 넓은 공감대 형성과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