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국내에서 광복절 경축 행사가 따로 개최된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친일, 종북 좌파 논쟁이 벌어지는 등 역사관을 놓고 충돌이 빚어졌다.
심지어는 대사급인 뉴욕 총영사가 광복회장 기념사를 놓고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라고 비아냥거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뉴욕한인회는 15일 오전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한인회관에서 주뉴욕총영사관, 광복회 뉴욕지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공동 주최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뉴욕 지역 한인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을 비롯한 150여 명의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기념식에서 유진희 광복회 뉴욕지회 회장은 “그동안 건국절 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전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며 “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됐다면 이는 반헌법적이고 일제의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흉계”라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그는 “지난 시절 여러 차례 시도했던 건국절 제정 운동은 독립운동 세력을 약화·분열시키고 민족혼을 빼는 이적 행위나 다름 없다. 이런 악행을 저지른 자는 일제 시대의 밀정과 같은 존재로서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독립운동사 연구와 교육을 강화해 일제 지배를 정당화하는 신종 친일 사관을 배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곧바로 이어진 축사 순서에서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는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총영사는 “광복, 대한민국 건국, 그리고 오늘날 한국이 이룩한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라며 “광복절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왜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됐을까 하는 것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세계의 기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지켜나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