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가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4월 4일부터 선거일인 10일 오후 6시까지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가 금지되고 있자 내가 명색이 기자라고 선거 결과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신통방통하다는 점쟁이도 모를 텐데 어떻게 내가 알겠는가 하면서도 난 보수의석 145 對 진보의석 155(±5)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니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완전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결과가 나길 바라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유는 아무리 대한민국의 정치가 극명한 편가르기(팬덤)으로 썩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무당층 33%에게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의 한국정치를 발전시켜 온 것은 그들이다.
총선의 기본 구도는 ‘정부 지원론’ 對’대통령 견제론’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수록 여당 후보가, 낮을수록 야당 후보가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 임기가 2년 지난 시점에 치루어지기 때문에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인해 일각에서는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한 야당에서는 집요하게 대파를 흔들어대면서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200석을 달라고 읍소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이 싯점에서 지난 17,19,21대 총선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17대 총선(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19대 총선(당시 이명박 대통령)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낮았음에도 여당이 승리했다. 또 21대 총선(당시 문재인 대통령)에서는 높은 대통령 지지율과 정치개혁의 열망으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국민들은 이렇게 정말 신통할 정도로 각종 선거에서 ‘황금분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요즘 국민들 사이에 인기 있는 프로 축구, 프로 야구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팬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애 정말 감독하기 힘들다”라고.
“정권 심판”대 “거야 심판”, “대파”대 “일제샴푸”, “입틀막”대 “범죄자”, “정치9단”대 “정치초보”로 압축된 이번 선거 또한 국민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현명하신 국민의 선택을 믿으면서 총선 후의 정치 구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마지막 유세에서 새로운 미래 이낙연 대표는 “왜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가느냐 하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모든 것이 도전이다. 변화의 숨구멍이라도 내야 한다”고 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썩은 도끼로는 썩은 나무를 벨 수 없다. 소신파의 멸종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은 지난 4년간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3지대’라 불리는 이들 제3당은 양당제의 폐단을 줄이고 사회 다양성을 보장해 보겠다면서 33%의 무당층을 믿고 이번 선거에 등장했지만 ‘다당제’라는 희망의 불씨만 남기고 사라질것 같다.
여야는 총선이 끝나는 대로 승패 여부를 떠나 당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국힘당은 당분간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 9단에 입문한 한동훈 체제로 나갈 것이 확실하다. 반면에 이낙연, 조국 등 범야권이 다시 하나가 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8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지금부터 당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기간 잠시 가라앉은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친명’대 ‘친문’의 당 주도권 싸움이 심화될 것이 확실하다.
차기 당대권이라는 포석으로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부겸 전 총리, 그리고 정치판 신데렐라로 떠오른 조국 대표는 모두 친문계이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개딸’로부터 숟가락 얹지 말라는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선거에 등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횡보를 보면 답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는 이재명 또는 ‘이재명 아바타’가 당선될 확률이 100%이고, 2027년 차기 대선의 민주당 후보도 사실상 이재명 대표로 굳어졌다고 보고 있다. 단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피선거권 박탈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진보 진영에서 개헌 가능성인 200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대통령 탄핵’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그 길만이 각종 재판에 연루되어 있는 자신들을 보호할 방패이기 때문이다. 또 야권에서 탄핵 요구와 압박이 나온다면 윤 대통령은 시퍼른 사법의 칼을 휘두르려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양 진영이 죽기 살기 투쟁하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은 없고 백성들의 신음 소리는 늘어날 것 같아 심히 걱정된다.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무당층인 33%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 본다.
(서울 =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hiu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