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친북 성향 교향악단의 공연이 또 열려 탈북민과 일부 한인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재미 교향악단인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2일 저녁 맨해튼 카우프먼뮤직센터에서 ‘꽃피는 4월의 봄’이라는 주제로 128차 콘서트를 열었다.
친북 성향 재미 음악인 리준무(미국명 크리스토퍼 리)씨가 이끄는 우륵 심포니는 매년 2∼3회 이 센터 머킨홀에서 정기 공연을 하면서 클래식 음악 사이에 북한 찬양 음악을 슬쩍 끼워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역시 공연 중간에 친북 성향 음악을 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 콘서트 또한 오는 15일 북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북한 찬양 공연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16년 9월 공연에서도 ‘발걸음’, ‘우리의 맹세’, ‘승리 행진’, ‘나의 조국’ 등 북한 찬양가를 연주해 논란이 됐다. 특히 ‘발걸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찬양가요로 알려져 있다.
태양절은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기념하는 북한의 최대 명절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비롯해 평양미술축전, 김일성화 전시회 등 각종 전시회와 체육대회, 노래 모임, 주체사상 연구토론회, 사적지 참관, 결의대회 등의 행사가 열린다.
친북 음악회가 매년 되풀이되자 카우프먼뮤직센터 바로 앞에서는 항의 시위도 열렸다.
마영애 국제탈북민인권연대 대표 주도로 뉴욕 재향군인회, 뉴욕·뉴저지 베트남 참전 유공자 전우회, 구국동지회, 이승만·박정희 기념회 등 50여 명은 “대한민국에 미친 핵 도발을 자행하는 김정은 정권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마영애 대표는 “인권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아직도 북한 찬양 연주회가 열린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며 “공연장에 들어가려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찬양 음악회’라고 알려주니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의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 추대 11주년을 앞두고 그의 업적을 선전했다.
김 총비서의 사상적 지도를 통해 강한 국력과 인민이 자라날 수 있었다며 그를 ‘위대한 은인’으로 칭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2면 ‘위대한 당의 품에서 이 세상 가장 억세고 강의한 인민이 자라났다’는 기사에서 “시대의 거창한 변화는 결코 급부상한 우리의 국위와 강대한 국력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며 “나라의 지위보다 먼저 인민이 성장했고 나라의 힘보다 먼저 인민이 더욱 강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