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주장하는 2006년 혼외 정사 폭로를 막기 위해 2016년 대선 직전 13만달러를 줬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이 돈을 전달했으며, 나중에 트럼프그룹이 ‘법률 자문 비용’ 명목으로 꾸며 코언에게 추가 비용 등을 더해 42만달러를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니얼스는 2006년 미국 네바다주의 한 호텔 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면서도, 대니얼스에게 ‘입막음’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에게 ‘법률자문 비용’으로 같은 금액을 회삿돈으로 변제한 사실은 인정했다.
▼ 성추문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요일(4일) 뉴욕 맨해튼 지검에 자진출두 한다.
그는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스캔하며 유전자를 채취 당한다. 수갑을 차고 언론을 상대로 포토라인에 설 수도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와 경호를 감안해 수갑 없이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 매체들이 전하고 있다.
▼ 그는 형사 기소 결정에도 내년 11월 미 대선 후보 중 공화당에서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CAPS)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지난달 22, 23일 양일간 미 유권자 2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1%)을 4%포인트 앞섰다. 그에 대한 기소는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답이 59%에 달했다. “기소가 정당하다”(41%)는 답변을 훨씬 앞섰다.
야후뉴스가 1일 공개한 공화당 내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 지지율로 트럼프에 크게 뒤졌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두할 예정일인 4일, 뉴욕시가 지지자 소요사태를 우려하여 맨해튼의 주요 거리를 폐쇄할 방침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뉴욕 맨해튼의 센터스트리트와 백스터 스트리트를 포함한 맨해튼 법원 주변의 여러 거리가 폐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거리뿐만 아니라 워스 스트리트, 캐널 스트리트 등 법원과 다른 인접한 거리도 간헐적으로 폐쇄될 수 있고, 차량 주차도 금지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NYPD)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시위를 우려해왔다. NYPD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1일 추가 경찰을 법원 주변 지역에 배치했고, 담당 검사인 앨빈 브래그의 사무실 인근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 브래그 검사의 사무실 주변에는 바리케이드가 추가로 설치됐다.
▼ 트럼프 기소로 정치적 양극화 심화되는 美…”양측 모두 분노”
이번 기소를 두고 누군가는 ‘필요한 조처’라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마녀 사냥’으로 규정한다. 미국 정치권을 보는 시각이 극단적으로 갈린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법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더욱 약화하고 국가적 분열을 악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당파주의가 미국을 분열했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한다”고 평가했다.
언론의 이러한 평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오히려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벤드빌트 대학의 로버트 탈리스 교수는 “트럼프의 기소는 두 정당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양측 모두에게 분노를 일으킬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형사 기소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4차례에 걸친 기자들의 질문에도 “노 코멘트(No comment·할 말 없다)”라는 답변만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