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가 국민들의 생활이자 국가 최고 목표인 브라질의 벽은 역시 높았다.
16강전으로 올라가기도 힘든 월드컵 본선에서 찬란한 5회 우승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는 소위 고스톱이나 짤짤이 잘 쳐서 딴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과 전 세계에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팀은 5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월드컵 16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브라질의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2:1 패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한국 팀은 전반전을 0-4로 크게 뒤진 채 마쳤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마지막 남은 에너지까지 다 부어 넣었던 선수들은 3일 만에 가지는 경기여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발이 무거워 보였고 특유의 투지 또한 보여주지 못했다.
워싱턴 코리안커뮤니티센터 대강당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한 한인들 입에서는 이러다가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와 1차전에서 0-9, 튀르키예와 2차전에서 0-7로 대패한 것처럼 국제적인 X망신 당하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나오기 시작했다.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스티브 리)와 워싱턴축구협회(회장 박희춘)에서는 이날도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다행히 후반전에서는 브라질이 다음 경기를 위해 네이마를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고, 우리도 이강인, 백승호 선수를 투입하여 팀웍을 추스르고, 백승호 선수가 시원한 대포알 슛으로 한 골을 만회하면서 초대형 참사는 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자리를 정리하던 어느 조기 축구회 회장은 “브라질에 삼바가 있다면 우리에겐 태권도가 있다. 그 옛날 마라도나를 잡던 허정무 선수처럼 투지에 불타는 선수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고 촌평을 하고 떠났다.
워싱턴 동포들의 단체 응원전도 여기까지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