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싸움, 국가 예산 월 2천달러 때문 일어난 것일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양육을 포기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하는 등 외신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BBC는 문 전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개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현 정부와 전 정부간의 이견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정상회담 후 문 전대통령에게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했다.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법적으로 대통령기록관에 속한 국가재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반려견의 특성상 주인과 유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 전대통령이 계속 키우기로 했고, 정부는 양육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문 전대통령이 행안부와 합의한 바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물품과 비용은 국가 예산으로 충당하며, 이 비용을 한 달에 250만 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반대로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이에 대한 집행이 이뤄지지 않자 문 전대통령이 풍산개 양육 포기를 선언했다고 BBC는 전했다.
풍산개는 이미 양산 사저를 떠나 동물병원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8일 “사저 방문 후 인도 절차를 거쳐 대구 경북대병원 산하 동물병원으로 갔고, 입원 후 검진 등 건강 상태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북한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에 선물받은 풍산개 세 마리가 이젠 쓸모가 없어졌나 보네요”라며 “그러지 말고 북송시켜 김정은에게 보내라”라고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문재인 전 대통령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를 정부에 반납하겠다고 나선 건 결코 ‘밥값이 아깝기 때문’이 아니라며 여권 일부의 비난에 펄쩍 뛰었다.
이번 풍산개 파양을 놓고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시행령 개정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대통령실과 정부를 비판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 사달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허언이거나 윤석열 정부의 못 지킨 약속”이라고 현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파양의 뜻은 문 전 대통령 측에서 전해온 것이고, 저희는 지금 입법예고를 하고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며 “위탁의 근거는 없지만, 다른 곳을 정하여 사육, 보존하고 예산 지원도 할 수 있다고 해 입법예고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 경과를 볼 때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며 양산에서 기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만큼 대통령실이 알아서 잘 기르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남북한 평화의 상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숫컷 송강(6살) 암컷 곰이(6살)의 앞날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전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