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주 한인 사회에 또 한 명의 자랑스러운 이름이 떠올랐다. 2023년 뉴욕에서 열린 제22회 미주한인체육대회에서 개인전·단체전 금메달과 혼성전 은메달을 차지했던 크리스 리(Chris Rhee) 선수가, 이제는 미국 양궁계 전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 리 선수는 비교적 늦은 12세의 나이에, 2020년 1월 처음 양궁을 시작했다. 그러나 강한 집중력과 끈질긴 노력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다양한 대회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그는, 2025년 들어 주요 전국 대회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올해 초, 크리스 리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랜캐스터 아처리 클래식(Lancaster Archery Classic)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순발력과 집중력이 극대화되는 ‘슈트 업(Shoot-Up)’ 방식으로 진행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기로 유명하다.
이어진 USA 아처리 인도어 내셔널(Indoor Nationals), 애리조나 컵(Arizona Cup), 게이터 컵(Gator Cup)에서도 각각 3위를 기록하며, 실내외를 가리지 않는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바람과 날씨 변수가 심한 야외 경기인 애리조나 컵과 게이터 컵에서는 뛰어난 기술과 정신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또한, 게이터 컵 기간 중 열린 World Youth Championship USA Team Trials에서는 아쉽게도 1점 차이로 최종 대표팀 선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크리스 리는 여전히 2026년 미국 청소년 국가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그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크리스 리 선수는 “양궁은 부모님과 저를 이어주는 다리였고, 한국인의 피가 제 안에 흐른다는 사실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양궁을 통해 ‘너무 한국적’ 혹은 ‘덜 한국적’이라는 혼란을 극복하고, 진정한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고 밝혔다.
“순위나 기록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는 그의 다짐은, 양궁장에서 다져온 정신력과 인내심을 앞으로의 학업과 인생 여정에도 이어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미주 한인 사회 역시 크리스 리 선수의 세계 무대 도전과 올림픽을 향한 여정을 따뜻하게 응원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이태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