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만 낭비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해체 내지는 슬림화·전문화가 필요하다”
민주평통은 헌법 제92조에 근거한 대통령 자문기구이지만 그 탄생 배경부터가 문제 조직이었다.
1981년 전두환 정권은 ‘평화통일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함’을 대의명분으로 삼았지만 이 조직은 통일주체국민회의(제4공화국)를 대체하는 기관으로, 간접선거 기능은 선거인단으로 이관되고 사무처와 인적구성 및 대통령 직속 통일관련기구는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를 거쳐 ‘민주평통’으로 이어졌다.
현재 민주평통은 2만여 명의 자문위원(해외 3278명), 예산 약 250억 원 규모의 기관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범국가적인 헌법기구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정권을 위한 외곽단체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권의 성향에 맞춰 관변단체 노릇과 노골적인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평통을 처음 만든 전두환 정권에 이어 노태우 정권에서는 자신들의 정권 기반을 위해 자문위원 대부분을 보수로 채웠고, 김영삼 정권은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로 집중 배치 했다.
평통 해체내지 축소를 주장했던 김대중 정권은 평통위원 수를 오히려 배가 시켰고, 노무현 정권의 경우 ‘민주평화통일은 진보적 가치이지 보수적 가치가 아니다’면서 진보 성향으로 꽉 채우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노사모 인맥을 지웠고, 문재인 정권도 18기 신규위원 비율이 53.3%(10,504명)로 과반수를 넘었다.
자문위원 구성뿐 아니다. 정권마다 낙하산 인사의 고질적인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수석부의장은 전관예우용으로, 사무처장은 총선경력 관리용이 되고 있는 것이 통상관례화 되어 있다.
이처럼 정권 출범에 따라 종북좌파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보수꼴통의 집합소가 되기도 하는, 평화통일 정책 자문은 커녕 해당 정권을 지지하는 우군 노릇만 하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 평통은 전세계 자문위원들 가운데 미국이 절반을 차지하는 등 특정 지역 편중현상이 심각하고, 또 전문성이 부족한 위원들에 의한 통일여론 수렴 또한 건의로만 그칠 뿐이지 실질적인 정책으로는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민주평통의 이러한 정치적 논란과 형식적 활동 그리고 행사 위주의 운영은 국가 예산 낭비 문제로 이어져, 그 동안 민주평통 해체를 요구하는 청원 캠페인은 시민단체(평통해체 세계시민연대 등)와 재외한인언론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이 요구가 곧장 법적·제도적 해체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평통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에 근거를 두고 있고 국회의원 2/3 이상 동의가 필요하여 ‘해체법안’은 상식적으로 통과되기 힘들다. 또한 평통 조직내에서도 국민 공감대 형성·대국민 통일교육 등 공적 역할이 있다는 점을 들어 기관 존속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누군들 자신들의 밥그룻을 내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논란과 요구가 반복될수록 ‘개편·투명성 강화’가 국회·정부 차원의 검토로 이어지는 영향은 분명히 있다.
국회에서는 자문위원의 구성과 운영 축소, 권한 제한 등 여러 개정안이 입법발의 되기도 했고, 행정부 차원에서도 조직법·정부조직 개편으로 민주평통의 위상·기능 조정이 의제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마치 ‘계륵(鷄肋)’과 같은 이 ‘민주평통’을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 정치권에서는 헌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내년 지방선거때 국민의 의사를 묻는 개헌투표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평통 해체를 위한 아주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해체라는 대통령 자문체계의 헌법적 지위 변경이 어렵더라도 대신 축소·개편 법률만이라도 개정되어야 한다. 즉 헌법은 그대로 두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을 개정하자는 뜻이다.
“해체가 안되면 ‘혁신적 슬림화’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국회 법안 개정이 어렵다면, 정부는 대통령령 개정 및 예산 효율화를 통해 형식적 거대조직에서 ‘실질적 자문기구’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민주평통법 시행령 제4조(구성), 제6조(운영) 개정을 통해 조직 및 인원을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자문위원과 사업 예산을 50% 이상 축소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문위원 선발기준을 강화하고 평통 사무처의 기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홍보나 행사용 부서를 과감히 폐지하고 ‘정책자문실’ 중심으로 개편되야 한다.
지금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수기 역할만 다할뿐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제안은 형식에만 그칠 것이다. 그리고 요긴한 곳에 쓰여야할 국가 예산만 좀 먹는 철밥통 조직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
재외국민신문(hiuskorea.com)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