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윤기자의 펜과 렌즈 사이

강남중 기자



한인사회의 오랜 벗, 제리 코널리 의원님을 추모하며



30년 전, 버지니아 폴스처치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던 시절, 제 삶에 스며든 특별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당시 프라비던스 지구 수퍼바이저로 정치에 막 입문하셨던 제리 코널리 의원님은 제가 단지 꽃을 배달해 드리던 고객이셨습니다. 하지만 그 소박한 만남은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1998년, 제가 버지니아 한인민주당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행사나 모임을 통해 의원님을 자주 뵙게 되었고, 2008년에는 그분이 제가 거주하던 지역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시며 우리의 인연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특히 제가 민주당 에서 활동하면서 제리 의원님의 선거운동을 돕고, 펀드레이징 행사 등을 함께 준비하며, 한인사회의 정치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함께 뛰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리 코널리 의원님은 지역 주민으로서, 그리고 한인사회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저희 곁에 항상 변함없는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제리 의원님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너무도 큰 충격이자 깊은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단순한 정치인을 넘어, 소수민족의 작은 목소리에도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차별과 소외에 맞서 함께 싸워주신 진정한 동지였습니다.제가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할 때나, 한인사회에 도움이 절실할 때 그는 늘 변함없는 지지와 격려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그의 따뜻한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리 의원님은 미국 연방하원의원으로서 수많은 입법 활동을 해오셨지만, 특히 이민자와 소수민족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은 남달랐습니다. 그는 단지 표를 의식한 정치인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에 공감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행동으로 옮기셨습니다. 한인사회의 다양한 현안에도 늘 귀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대변해주셨습니다. 그야말로 한인사회의 ‘정치적 거인’이셨습니다.



그의 헌신은 다양한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1절 기념식, 코러스 축제, 김치 축제 등 주요 한인들의 행사마다 의정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참석해주셨고, 늘 진심 어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는 그가 한인사회를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그는 또한 미 의회 내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으로서 한국의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말뿐만이 아닌 실천으로도 보여주셨습니다. 직접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하며, 한미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입법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셨습니다.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 법안, 러시아-북한 협력 제재 법안,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 외에도 한국과 관련된 주요 법안들을 발의하거나 지지하셨습니다.



또한, 대형 업체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 세탁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신 일, 우리 서명운동과 의원님들의 도움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두명의 한인 여성이 추방을 면할 수 있었던 일, 영주권 신청 중 한국을 방문해야 할 때나 한국인 노동자들의 비자 문제 등에 적극 협조해주신 일 등 수많은 사례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원의원 명의의 서한을 통해 도움을 주신 그 일들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삶의 희망이 되었고, 공동체 전체에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리 의원님은 항상 모든 이들의 작은 목소리까지도 소중히 여기셨고,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그의 진심 어린 행동과 따뜻한 마음은 우리 사회에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한인사회의 자랑이자 든든한 후원자였던 그분의 빈자리가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는 한인사회의 진정한 친구이자, 변함없는 동지로서 오래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업적과 따뜻한 유산은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제리 코널리 의원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그의 헌신과 봉사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는 그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나의 기억 속에 머물며, 오래도록 깊은 그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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