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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미주한인회 현직회장협의회 해체해야

미주한인회 현직회장협의회(이하 현직회장협의회)에 대해,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잊을만하면 현직회장협의회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재외동포청 유치 관련 설문 조사 과정에서, 현직회장협의회가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 내용 중, “250만 미주동포들은 재외동포청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설립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유럽한인총연합회에서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현직회장협의회가 마치 250만 미주 한인을 대표하는 단체인 양, 입장문 내용에 250만 동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과대 포장한 것이다.

처음, 현직회장협의회의 필요성에 대해 말이 나온 것은 2015년 있었다. 그리고 2017년 LA 한인회 로라 전(전수연) 회장과 뉴욕 한인회 김민선 회장을 중심으로, 각 지역 현직회장들이 협의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첫 번째 모임은 시카고에서 가졌다. 주된 목적은 당시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의 분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7대 김재권 박균희 공동회장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데,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소송으로 얼룩진 분규 상태의 미주총연을 바로 세우는 데에 있어 현직회장들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현직회장들이 앞장서 미주총연분규를 바로 잡아보자는 취지였다. 모임 결성 당시, 현직회장협의회는 단기적 목적이 분명했다.

현직회장협의회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직으로만 구성된 협의회는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대부분 지역 한인회장 임기가 2년이다. 운이 좋아 한 번 더 연임한다 해도, 고작 4년이다. 물론 한인이 거의 없는 작은 지역에서는 같은 사람이 10년씩, 그 이상 긴 기간을 봉사하는 경우도있다. 그런 극소수의 회장을 제외하면 보통은 2년이다. 이렇듯 2년마다 현직회장들이 바뀌는 것에서부터, 연속성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신임회장들은 현직회장협의회는 물론, 미주총연의 불편한 역사나 문제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것을 알기위해서는 선배 회장들로부터 귀동냥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직전 회장’이란 제도이다. 직전 회장이 신임회장과 현직회장협의회 모임에 동행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갖다 붙였던 것이다. ‘직전 회장’은 전직이 아니란 말인가? 현직회장 임기가 끝난 회장에게, ‘직전’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현직만 참여할 수 있는, 현직회장협의회 회원으로 자격을 유지 시켜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현직회장협의회 1대 의장으로 로라 전, 2대 의장 김수철, 3대 의장에 로라 전이 다시 앉았다. 현직이 아닌 로라 전 회장은, 현직회장협의회 의장으로서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 본인도 그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로라 전 회장이 LA 한인회장으로 2016년 7월~2018년 6월까지, 이후 연임에 성공해 2018년 7월~2020년 6월까지 4년을 봉사했으니, 지난 2020년 6월 말까지는 현직회장협의회 회원이 맞다.

그러나 2023년 4월 현재까지 현직회장협의회 회원이자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직회장협의회가 조직될 당시의 취지는 좋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삐걱대는 소리가 들여왔다. 한 예로 2대 의장에서 3대로 갑작스럽게 바뀐 데에는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직 한인회장들이 미주총연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어느 회장이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현직회장협의회를 해체하고 미주총연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미주총연을 주도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참여란? 정회원으로 가입해 투표권 행사와 직책을 부여받아 활동하면서 현직회장들의 목소리를 내면 되는 것이다.

미주총연이 과거의 화려했던, 세계한인회 총연합회 맏형으로서의 자리를 되찾고, 미주총연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데 현직회장들이 앞장설 때라 생각한다. 독자적인 조직이 아닌, 미주총연 안에서 말이다. ‘직전 회장’이나 전직 회장이, 현직회장협의회 회원으로, 의장으로 계속 간다면, 현직회장협의회란 이름은 이미 본연의 색깔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모임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현직회장협의회는 “직전 회장”이란 제도로 인한 자기모순 속에 갇히지 말기를 바란다. 한인회장들에게 있어 영원한 현직은 없다. 모두 현직이었으며, 전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