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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미주총연 2023 신년 메시지를 보며

2023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에 관한 글을 쓰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잘한다. 잘했다. 긍정과 칭찬의 글보다 문제점을 더 많이 지적한 것 같다. 시사 칼럼 속성상 잘못 가고 있는데 잘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12월 말부터 여행을 했다. 여행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될 수 있는 한, 새해에는 지적하기보다는 칭찬하는 글을 더 많이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미주총연이 유튜브에 올린 신년 메시지를 보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모름지기 신년사 또는 신년 메시지는 영상보다는, 글로, 짧고 간결하게 골자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지난 한 해를 짧게 돌이켜보고, 새해 인사와 함께 미주총연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한 해 동안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회원들에게 청사진을 펼쳐 보이는 것이 신년사의 기본이다.

그러나 미주총연의 2023 신년 메시지는, 2022년을 돌아보며 스스로 잘했다고 판단했을 법한 행사들만 모아 만든, 홍보성 영상이 전부였다. 영상 어디에도 신년 계획은 없었다. 특히 국승구 김병직 회장의 신년사가 빠진 영상은 부실하기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주총연 회원들이 듣고 싶은 신년 계획의, 알 권리를 묵살 당한 기분이다.

4분 36초짜리 영상 중에 마지막 6초가량을 할애해, 자막으로 이런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었다. “2023년 계묘년이 이제 시작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고 열심히 참여해 주십시오. 우리는 하나입니다.”

그동안은 “우리는 하나다”가 미주총연의 캐치프레이즈이었을지 몰라도, 이제 그 구호는 생명을 다하지 않았나 싶다. 각기 세 개의 단체가 하나로 통합을 이루었고, 30대 총회장까지 결정된 마당인데, 아직도 “우리는 하나다”를 외칠 필요가 있겠는가?

싫든 좋든 간에 또 하나의 단체가 출범 3개월을 넘겼다. 그 단체와 재통합을 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그것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신년 새해에는 그 일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며, 2024년 미주총연 30대 서정일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두 단체는 재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미주총연이 명실상부한 하나로 거듭날 수 있다.

한편 미주총연 로고와 이름 사용권한이 어느 쪽에 있는지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을 해올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그것에 대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소송이란 도구를 사용한다면 미주총연은 또 다시 큰 위기에 처할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러한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2023년 새해에는 뼈 없는 글을 쓰고 싶다. 미주총연이 바른길로, 화합의 길로 가기를 바란다. 올해는 내 글에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끝으로 미주동포 사회가 미주총연으로 인해, 미 주류 사회로 한 걸을 더 가까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동포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