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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미주총연의 밝은 미래를 위해

그를 만난 것은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였다. 우연이란 옷을 입고 운명처럼 거기에 있었다. 아니,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할 정도로 뜻밖이었다. 4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누군가와 허심탄회한 대화는, 내 인생을 통틀어 몇 번 안 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의외로 그는 소탈하고 솔직 담백했다. 듣던 것과는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다.

필자가 그를 만난 것은, 지난 12월 3일 유타한인송년회 행사에서였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유타한인송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송년회에 참석할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한 달 전, 알고 지내던 문상귀 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12월 3일 유타에 갈 일이 있으니 얼굴이나 보자는 거였다.

나는 뒤늦게 그날이 유타한인송년회 행사 날이라는 것을 알았다. 문상귀 회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갔던 송년회 모임에서 국승구 회장을 본 것이다. 물론 문상귀 회장도 국승구 회장이 그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

우리는 공식행사가 끝난 직후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4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을 했다. 주로 국승구 회장에게 말할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필자는 듣고 추임새를 넣어 주며, 그의 심중에 있는 것들을 이끌어 내는 역할만 했다. 그는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서명할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2월 19일 취임 후 10개월여 동안 있었던 모든 일 들을 소상(昭詳)히 설명했다.

그날 토론에서의 쟁점(爭點)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제5항에 대한 모호한 문장해석에 있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토론했고, 통합합의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편 그가 이런 말을 했다. 공동통합합의성명서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것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했다. 29대 통합 미주총연 수뇌부는 그렇게 알고 있으며, 집행부 임원들과도 누차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단체카톡방에서 끊임없이 5번 조항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느냐는 것이 필자의 지적이었다.

한 번쯤 직접 나와 공식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국승구 회장 말 한마디면 조용할 것을 왜 자꾸 일을 키우느냐고 했다. 그의 답변은 이랬다. 김. 국. 서 세 사람은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서명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거라는 것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김재동 회장에게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필자가 이렇게 말했다. 국승구 회장과 수뇌부 그리고 집행부 임원들과 필자만 알고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합의서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회원들이 알 수 있도록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 수뇌부의 생각을 확실히 밝히고 공동통합합의성명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재확인 절차를 밟아 회원들에게 공표하는 것이, 29대가 남은 1년 미주총연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국승구 회장의 입을 통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7번의 설득과 한 번의 간곡한 부탁을 통해, 8번 만에 확답을 받았다. 12월 10일 달라스 임원 회의는 미주총연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국승구 대내 회장의 통합합의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에 박수를 보낸다.

국승구 회장은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적시된 7개 조항을 지킨다는 재확인 절차에 대해, 12월 10일 달라스 임원회에서 본인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해 달라는 필자의 제안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 그렇게만 해 준다면 그것에 부응해 필자도 미주총연의 재도약을 위해 긍정적인 글로써, 좋은 여론을 형성해 두 공동회장 체제가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고, 미주총연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29대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국승구 대내 회장이 취임 전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숨은 인재들을 발굴하여 미주총연의 강력한 개혁을 실천에 옮기려 합니다. 미주총연의 위상과 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어떤 어려운 문제든, 서로 가슴을 열면 대화로 풀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그랬던 것처럼 김병직 대외 회장, 서정일 이사장과도 흉금을 터놓고 대화로 소통한다면 2023년은 국승구의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주총연 회원들도, 그동안 단체카톡방에서나 사석에서 토로했던 29대 통합 미주총연의 부족했던 점이나 불만 사항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협조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면, 29대 공동회장 체제가 잘 되리라 믿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이어 져온 분규단체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어 버릴 수 있도록, 2023년 한 해 좋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