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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통합 미주총연 공동회장 체제를 진단한다.

며칠 전 미주총연 통합공동회장 체제의 윤리위원회 간사인 조 모 회장이 단톡방에 이런 글을 게재했다.

"김재동 회장님의 칼럼을 보고 한때는 심취되어 두.세.번을 정독하며 존경도 했다. 언제 부터가 변하기 시작한 감재동 칼럼 통합한 총연을 위해서가 아니다. 겉으로는국총회님을 까고 서이사장님을 위하는것 같지만 얻고자 하는 뜻은 다른 곳에있다. 한 거풀만 벗기고 보면 그속을 알수있다. 통합되 총연이 한나로 가는것을 막고자 합니다. 국총회장님과 서 이사장님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야비한 수법 이다. 회원들간에 반목하는것이 그가 원하는 것이다. 서정일 이사장님께서올리신 글을 보시라 국승구 총회장님과 서정일 이사장님은 통합할 당시와 변합이 없다 오로지 미주총연을 위해 의기투합 하였습니다."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서명한 직후부터, "서정일은 아니다."라며 통합합의서 제5항에 대해 강력한 반대입장의 선두에서, 여론몰이를 진두지휘했던 조 모 회장이 나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는 내 글의 논조(論調)가 언제부터인가 변했다고 주장한다. 내 칼럼이 이전의 논조로 되돌아간다 해도 국회장에게 도움이 되는 글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국승구 회장이 공동통합합의서 제5항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지금의 태도를 고수한다면, 내 글에서 그를 칭찬하거나 공동회장직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줄 문장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조 모 회장이 말하는, 내 칼럼의 논조를 이전 방식으로 되돌려, 미주총연 공동회장 체제를 진단해 보기로 하자.

통합 당시만 해도 국승구 회장은 단호했다. 미주총연의 개혁에 대한 강력한 그의 의지와 결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개혁과 혁신을 통해 바닥을 쳤던, 미주총연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통합이란 명제(命題) 아래 미주총연의 위상회복과 재건이 함께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희망적인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공동통합합의성명서가 공개되면서 야합(野合)이란 반발이 불거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곳곳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9대 출범 이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본적인 임원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미주총연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청사진은커녕 방향 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승구 회장의 결기에 대해, 의심의 길로 나를 이끌었던 것은, 분담금을 내고 직책을 사야 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거기서 그의 꼼수와 무능을 읽었다. 결국은 그가 제시했던 숨은 인재 발굴과 강력한 개혁을 통한 미주총연의 위상회복과 함께 정도를 걷겠다던, 그 결심은 말뿐이었다.

한편 국승구 회장의 부인인 국선 회장이 나에게, “30대 회장은 서정일이 아니고, 폴송 이다.”라며 전화선 너머로, 대놓고 미래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때 나는 이미 결론을 내렸다. 서정일에서 폴송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것을 보고, 진정한 통합 운운했던 것이 허울뿐이었다는 것을.

아래는 폴송 회장이 국승구 대내 총괄 수석 부회장직을 수락한 후, 그가 회원들에게 쓴 글에 대한, 필자의 반박 글 중 일부를 불러왔다.

“미주총연 통합에 있어 공동총회장 체제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회장님이라 생각합니다. 총연 통합이 그런대로 평탄하게 갈 수 있었던 것을, 회장님께서 미한협 회장대행 겸 비대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통합의 주역이 되고자 너무나 성급하게 이민휘 조정 위원장을, 소리소문없이 만났던 것에서부터 이미 일은 틀어지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또 국승구 회장께서 취임도 하기 전에, 그를 4자(서정일, 김병직, 국승구, 폴송) 회담에 끌어들인 것도 회장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이미 미한협 회장대행 임기가 끝난 뒤였지만, 여전히 미주총연 통합의 주역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은 과한 욕심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회장님의 깊은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그때 4자 회담이 아닌 양자 회담을 주장했다. 급하게 서둘 것이 아니라 2월 19일 국승구 회장의 취임식을 지켜본 뒤, 서정일은 미한협 쪽 대표로, 김병직과 국승구는 미주총연 쪽이니 둘 중 한 사람으로 합의를 본 다음, 서정일과 양자 회담을 통해, 미주총연 29대 단일 회장을 추대함으로써 완전한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가, 당시 내 주장이었다.

그렇게만 했다면 지금 같은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아직 취임식도 치르지 않은 국승구 회장을, 취임 1주일 전에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서명하도록 끌어들여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당시 미한협 회장대행이라면 회장이나 진배없었고, 미한협 쪽에서는 명예회장으로 추대까지 해서 받들었던, 폴송 회장의 그런 행보에 실망감을 감출 길 없었다. 더욱이 국승구 대내 총괄 수석부회장 자리를 덥석 움켜쥐었던 것에는, 위에서 언급한 국선 회장의 말과 합일을 이룬 것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한편 정명훈의 등장을 두고, 뜬금없이,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귀찮은 걸림돌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통합 미주총연 두 공동회장 체제가 정상적으로 출범했다면, 김. 국. 서 통합 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정명훈 회장이 나올 리 없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 새로 나온 사람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왜? 그가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자신들을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앞뒤를 살피는 것이 먼저라 생각한다.

국. 김 두 사람은 정명훈을 성토(聲討)할 자격이 없다. 따지고 보면 본인들도 정당한 방법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두 사람이 정명훈 체제 탄생에 원인제공 자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명훈 체제 출범의 정당성을 따질 입장이 못 된다. 그리고 미주총연은 24대에서 29대까지 자기 정당성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 적법한 자격과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체는 전 미한협 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공동통합합의성명서의 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의서 제5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3항도 무효인 것이다. 더 나아가 7개 조항 모두가 효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합의 자체가 원천 무효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 국. 서 모두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내 글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좋은 글이고, 그렇지 않은 글이 나오면 나쁜 글이 된다. 어떤 때는 이쪽인 것 같고, 어떤 때는 저쪽인 것 같은, 오락가락한다고들 한다. 그것이야말로 내 글이 중립적이며 객관적이라는 증거이다.

나는 편법을 싫어한다. 누구보다도 정의롭다 자부한다. 선친(先親)으로부터 그렇게 배웠다. 정의를 중하게 여겨야 하며, 약자 편에 서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내가 보는 현재의 서정일은 국승구와 김병직으로부터의 약자이다. 그리고 나는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고, 강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진다.

굳이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양심과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서정일의 입장을 백분 이해할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8인이 공식적으로 합의서에 서명으로 약속한 것을 이렇게 쉽게 못 지키겠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사람을 어떻게 믿고 끝까지 갈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다.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제5항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은, 서정일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므로, 어차피 합의서는 원천 무효다. 이번 기회에 2.12 합의는 파기하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김. 국. 두 사람은 정명훈과 회합(會合)을 통해 하나로 합친 뒤, 미한협의 서정일과 진정한 통합을 다시 논의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싫다면, 국. 김. 서 세 사람은 합의서 제5항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새로운 합의서를 작성 서명하고, 모든 회원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재확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것마저 싫다면,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나는 앞으로도 약자 편에 설 것이다. 정의와 약자를 위해 계속 쓸 것이다. 만약 서정일이 강자의 위치에서 강함을 과시하고, 정도를 걷지 않는다면, 그로 말미암아 약자가 생겨난다면, 나는 그가 아닌 새로운 약자 편에서 곁을 내줄 것이다. 그게 나다. 그런 의미에서 내 글의 색깔을, 정체성을, 다시 찾게 해준 조 모 회장께 고마움을 전한다.

*언론은 국가와 정부는 물론, 다수를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와 장까지도, 감시하고 비평할 권리가 있다.

***** 칼럼의 내용은 본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