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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누가 미주총연을 훤빈투주(喧賓鬪主)하려 하는가

공동통합합의성명서에 서명함으로써 실질적인 통합에 합의한 것이 지난 2월 12일이었다. 벌써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일부에서 야합(野合)이란 내부적인 반발도 있었지만, 좋은 결과물도 있었다. 지난 5월에는 라스베가스 총회를 통해 통합을 재차 확인했다.

이후 지난 7월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분규단체지정 해지라는 큰 성과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수년 동안 참석하지 못했던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공식 초청을 받았다. 2023년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으로 대회를 이끌게도 되었다.

이런 일련의 성과를 거두기까지, 숨은 노력과 희생이 따랐다. 그중 가장 큰 희생과 양보의 미덕을 보여준 사람이 서정일 이사장이다. 그의 통 큰 결정이 없었다면 통합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통합 합의서 서명 당시, 국승구.김병직 회장은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때 서정일 전 미한협 회장이 통합이란 대의 앞에 통 큰 결정을 하게 된 것이었다. 김병직.국승구 회장의 버티기 작전에 말린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던 것이다.

국.김 두 사람은 미주총연 29대 회장을 본인이 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 둘을 꺾지 못하고 통합이 무산될 수 있는 기로에서, 하는 수 없이 공동회장 체제로의 결론에 도달 했던 것이다. 이때 결정된 것이 합의서 제5항이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제5항에 대한 찬반 여론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개월 동안 단톡방이 이문제로 잠잠할 날이 없었다. 그러나 김.국 두 공동회장은 일언반구(一言半句)로 일관하고 있다. 김병직 회장은 그렇다 쳐 도,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쪽의 수장인 국승구 회장은 뭐란 말인가.

본인 쪽 인사들의 그런 반발을 저지하지도 설득하려 들지도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그런 태도는 반대 입장에 대한 묵인, 동조, 혹은 무언의 승인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한 번쯤 공식 입장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들을 응원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로 보아 국승구 회장은 합의서 제5항을 지킬 마음이 없는 것으로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국. 김. 서 세 사람은 합의서 제5항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새로운 합의서에 서명하고 공식 발표하는 것으로 의심을 불식시키기 바란다. 찬성하는 쪽 회원들이 국승구 회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예를 구체적으로 들어 보겠다.

최근 국승구 대내 회장 쪽 임원 중 한 사람인 김 모 회장이 단톡방에, 통합합의성명서와 라스베가스 합동대회 겸 총회에 대한 왜곡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묻고 답변해야 할 사람은 국.김 두 공동회장이다. 단톡방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국승구 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두 공동회장에게 해명을 요구함이 옳다.

그러나 김 모 회장은 국승구 회장을 보호, 방어할 목적으로 단톡방에 이런 문자를 올렸다. “그 8명이 뭐란 말인가? 뭔데 그들이 한 약속을 수많은 회원들이 권리를 포기하고 어명이라고 받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의 탄식에 가까운 국승구 회장 방어용 발언에 대한, 적절한 답은 다음과 같다.

김 모 회장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갖다 붙이고 있다. 국승구 회장은 그 여덟 명의 통합 합의서가 아무것도 아닌데, 미주총연 29대 공동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단 말인가? 김 모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김.국 두 공동회장 또한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 여덟 명 중에 국.김 두 회장이 포함되어 있고, 그들의 합의와 서명으로 국승구 회장이 공동회장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이란 말인가? 논리가 빈약하고 너무나 어설프다. 그들 8인의 공동통합합의성명서가 없었다면, 그들이 서명으로 합의하지 않았다면, 감히 국승구 회장이 공동회장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다음은 김 모 회장에게 다른 분이 질문한 것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제가 말씀 드렸지요…23대에서 24~25대 뒤 빡치고…26대가 27대 배신하고, 28대 선관위원장이 23대 주머니 털고…그러니 누굴 탓 하겠습니까?” 김 모 회장의 이와 같은 답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아래와 같다.

24대부터 29대까지의 미주총연 사태를 분석해 보면 쌍방이 절차를 무시하고 회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서명 또한 같은 맥락이다. 당시 국승구, 김병직, 서정일 회장은 각자의 입장에서, 미주총연 분규사태의 종식과 통합이란 미명아래, 주판알을 튕겼으며,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문제는 회칙이란 잣대로 판정할 수 없다. 세 사람은 이미 회칙과는 무관한 결정을 내렸으니 말이다. 그것에 옳고 그름을 떠나 합의사항에 대해 충분한 숙고와 이해 끝에 서명했다면, 그 약속은 지켜져야 함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승구 회장 쪽 인사들은 서정일 이사장이 통합 합의서 5항을 포기하고, 자기들을 위해 끝까지 헌신하기를 바란다. 그런 무지하고 이기적인 계산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합의서 제5항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제3항도 효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국승구 김병직 공동회장도 직을 내놓아야 한다. 공동통합 합의서의 7개 조항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합의서는 원천 무효다.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김병직. 국승구. 서정일 모두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또 김 모 회장에게 다른 분이 한 질문에 대한 김의 답변이다 “총회장님 사모님께서 본인(국선)께서 행사에 후원금을 낸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미주총연 공식 계좌가 아닌 그들만의 계좌를 통해서 행사가 진행된다는 말에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궤변에 답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지만, 자칫 김 모 회장을 포함한 그들 주장이 진실인 양, 호도(糊塗)될 수 있기에 간단하게 그 논리에 반박해 보겠다.

라스베가스 행사는 2019 처음 8개 광역 연합회 합동대회 모임으로 시작되었다. COVD-19로 인해 2020년 행사는 잠정 연기되었고, 2021, 2022년 연이어 모임을 가졌다. 애초에 이 행사는 미주총연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그야말로 미주지역 8개 광역 연합회의 순수한 합동대회였다.

미주총연 27대가 28대로 넘어오면서 야기된 수많은 문제 들을, 8개 광역 연합회는 그냥 두고 보고만 있을 거냐는 회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당시 김만중 중남부연합회장을 중심으로 합동대회를 추진했던 것이다. 2019년 합동대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 김만중 중남부 연합회장을 미주총연 28대에서 영구제명 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8개 광역 연합회 합동대회 이후, 같은 장소에서 미한협이 총회를 치렀다.

2022년에는 8개 광역 연합회 합동대회 준비 중, 통합된 29대 총연이 광역합동대회와 총회를 함께 했으면 했다. 8개 광역 연합회 합동대회에 끼워달라고 해서 손잡아 주었더니, 행사비에 보태 쓰라는 회원들의 기부금을 미주총연 계좌에 입금하지 않으면 후원금을 낼 수 없다는 국선 회장의 논리는 무엇인가? 라스베가스 합동대회의 주체는 8개 광역 연합회이다. 그러니 기부금도 그쪽 계좌에 입금하는 것은 당연하다.

행사를 같이하자고 부탁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기부금을 자기네 계좌에 입금하라는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요구를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29대 미주총연 계좌에 입금을 안 하면 후원금을 못 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당시 두 공동회장이 통합은 했어도, 주머니는 따로 차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 국 두 공동회장은 자기들끼리도 29대 미주총연 계좌를 하나로 합치지 못한 형편에, 8개 광역 연합회 행사에 들어오는 기부금을 본인들 계좌에 입금하지 않으면 후원금을 못 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8개 광역 연합회와 총회를 같이 하는 조건으로 세 사람(김. 국. 서)이 각각 1만 달러씩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서정일 이사장만 약속한 1만 달러 전액을 기부했다. 김병직 회장은 2000달러를 기부했고, 국승구 회장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약속한 후원금을 내지 않고 있다. 8개 광역 연합회 쪽에서는 이미 라스베가스 행사 재정 보고를 마친 상태이다.

보고서는 29대 사무총장을 통해 국. 김 두 공동회장에게 전달되었다. 재정보고서 공개를 8개 광역 연합회 쪽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두 공동회장에게 요구해야 맞다. 두 공동회장은 회원들이 요구하는, 재정보고서를 공식 단톡방에 공개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불러다 놓고, 통합된 것처럼 합동대회라는 그럴싸한 그림으로 확인받고, 뒷구멍으로는 딴살림에 단독 주행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본인들이 하는 것은 다 정의롭다 주장하며, 잘못을 인정하거나 시정 하려 하지 않고, 상대에게는 자기들을 위해 무한정 양보를 요구하는, 정말 이해 불가한 태도에 말문이 막힌다.

김 모 회장은 애먼 꼬리만 잡고 흔들지 말고, 국. 김 공동회장에게 위에 제시한 사안에 대한 입장 또는 해명을 요구해 보라. 그리고 공동통합합의성명서를 통한 통합과 라스베가스 합동대회겸 총회의 최대 수혜자는, 국승구 회장이란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년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으로서 행사를 잡음 없이 치르기를 원한다면, 국승구. 김병직 공동회장은,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제5항을 확실히 이행한다는 새로운 합의서에 서명하고, 회원들에게 공식 발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미한협 쪽 회원들과 서정일 전 미한협 회장 이하 집행부와 임원들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 미한협을 몽땅 들어 바치고도 제 밥도 못 찾아 먹는 여러분들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작고한 남문기 초대 미한협 회장이 지하에서 울고 있다.

서정일 이사장을 중간에 두고, 공동통합합의성명서 서명 당시부터 일관되게, 두 공동회장이 그를 이용만 하고 있다는 것이 내 눈에만 보이니 참으로 딱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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