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DC 인근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현지시간) CNN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존 도널리 워싱턴DC 소방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이번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제 구조에서 수습 작업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도널리 서장은 현재까지 시신 28구가 수습됐으며 이중 27명은 여객기에서, 1명은 헬기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해당 기자회견 전 NBC는 추락 사고 현장에서 30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 “항공기 뒤로 지나가라” 몇 초 후 ‘꽝’…美여객기·헬기 비극의 순간
워싱턴 DC 레이건 공항 관제사는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의 기종인 CRJ700을 언급하며 “여객기가 보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헬기 조종사가 “보인다”라고 답했고 관제사는 “항공기(가 간) 뒤에 통과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여 초 후 오디오에는 추락 순간 관제탑에서 들리는 것으로 보이는 큰 “우우” 소리와 헐떡이는 소리만 포착되었다.
CNN이 입수한 관제탑과 헬기와의 교신에서는 항공기 뒤를 통과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헬기는 항공기로 곧바로 날아갔다. 시야가 맑은 상태인데 막 착륙하려던 여객기를 군용 헬기가 다가와 충돌한 이번 사고는 기체 결함이나 악천후 등이 원인으로 보이지 않아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고가 “방지될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여객기는 공항으로 향하는 완벽하고 일상적인 접근 경로에 있었다. 헬리콥터는 오랫동안 여객기를 향해 직진 비행 중이었다”고 썼다.
이어 “맑은 밤이었고 여객기 불빛도 있었는데 왜 헬기가 고도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선회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보통 블랙호크 헬기에는 상업용 여객기와 같은 경고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지 않지만 다른 큰 제트기보다 훨씬 우수한 파노라마적 가시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 X 사용자는 항공 교통 관제 오디오를 인용하여 여객기는 착륙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여객기 쪽의 과실이 아닌 것으로 보았다.
= 조태열, 美 여객기 사고에 “깊은 슬픔”…한국인 탑승 여부 미확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0일 미국 워싱턴 D.C. 근교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해 추락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영문으로 올린 글에서 “레이건 국립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탑승객 명단을 확인 중이다. 아직 한국인 탑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미국 한국대사관은 해외안전 담당 영사를 파견해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 수온 1.7도 얼음강 추락…”30~90분 목숨 잃어”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현재 워싱턴DC의 기온은 10도지만 탑승자들이 떨어진 포토맥강의 수온은 1.7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NWS는 “갑자기 찬 물에 노출되는 이른 ‘냉수 쇼크’가 일어나면 즉각적인 공황, 두려움 또는 스트레스 반응이 발생한다. 이는 사고 능력을 손상하고 심박수와 혈압이 급증한다. 이렇게 되면 취약자들은 심부전 또는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사실상 바다나 강으로 떨어지는 항공 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의 사인은 저체온증이다. 저체온증은 신체 중심부 온도가 35도로 떨어질 때 시작된다. 1.7도 물에서라면 3분 만에 손가락 움직임과 같은 세밀한 운동 능력이 감소하고, 15~30분 사이 무의식 상태가 된다. 이러한 조건에서의 생존 시간은 30~90분이 된다.
= 피겨 선수·코치 탑승…금메달 가족도 탔다
추락한 여객기에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코치와 피겨 세계선수권 대회 페어부문 금메달 리스트 부부 가족이 타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날 추락한 아메리칸항공 5342편에 협회 소속 선수들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들이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열린 2025 피겨스케이팅 전미선수권대회 이후 진행된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 러시아의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 부부도 사고 여객기에 탑승 중이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예브게니아 시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와 아들 막심도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슈코바와 나우모프는 199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이들은 1998년부터 미국에 거주하며 피겨스케이팅 코치로 활동해 왔다. 아들 막심 역시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이번 전미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
박재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