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단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김 전 장관 측 이하상·유승수 변호인은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27일 문 권한대행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 대행은 23일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자 증언의 증명력을 낮게 평가하겠다고 재판상 불이익을 고지했다”며 “이는 해악을 고지하고 헌법재판관으로서 직무권한을 남용해 증언거부권 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국회의원들이 무리를 이뤄 재판정 방청석에서 야유와 비웃음 등으로 증인의 증언에 개입한 사실이 있으며 문 대행은 이를 묵과하다 변호인의 거듭된 항의 후에야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단 한마디를 해 사실상 야당 의원들의 재판개입을 방조하거나 공모한 혐의도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23일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 측 증인신문에 응한 뒤 국회 측 반대신문에는 증언 거부를 시도했다.
그러자 문 대행은 “본인이 하겠다면 할 수 없는데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판사는 그 증인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한다”며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제가 강요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6·25 때 한국을 도우려 참전했던 유엔군을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문 대행은 14년 전쯤 자신의 블로그에 남겼던 ‘유엔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란 글에 한 문장을 추가했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한 것입니다”라는 문장이었다.
문 대행이 원글에 유엔군을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고 읽히도록 썼기 때문이었다. 문 대행은 2010년 9월11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당시 유엔기념공원과 이삭의 집을 다녀온 뒤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하여 이 땅에 왔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깨달음을 몰랐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 묘역을 돌면서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평화>였다.”
문장 순서와 문맥 구조상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로 읽힌다.
이 논란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40분쯤 남긴 글에서 시작됐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역만리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유엔군이 왔다는 걸 다 안다”며 “가만히 있었으면 평화롭게 공산화되어 있을 텐데 왜 왔냐고 비난하는 것인가? 북한이 남침을 했는데 평화를 위해 아무런 저항도 반격도 하지말고 바로 항복함으로써 평화를 지켰어야 한다고 믿는가”라고 했다.
문 대행의 소셜 미디어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행의 X 계정은 5470명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활성화된 계정이었지만 25일 오후 폐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의 계정을 팔로잉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남긴 글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X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잡고 있을 것” “때로는 최적의 결론을 내는 것 보다 결정의 시기가 중요하죠. 재판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한국은 북한이 자신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더욱 많은 대북 원조를 제공해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등의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