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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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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남고 싶나” 묻자 고개 끄덕…북한군 포로 심문영상

손에 붕대 감은 20세 군인 “실전 같은 훈련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 군이 2명의 신문 동영상을 12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이들이 자신의 파병 사실조차 모르는 채로 끌려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전날 생포한 북한군 20세 소총수와 26세 저격수 정찰 장교를 신문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누워 있는 20세 북한군 소총수는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우크라이나와 싸운다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한국어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휘관들이 누구랑 싸운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훈련을 실전처럼 해 본다고 했다”고 답했다. 자신이 러시아의 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생포된 경위와 관련해서는 “지난 3일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걸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에 부상당하고 포로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냐”고 묻고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은 뒤 집에 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자 “가라면 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턱에 붕대를 감은 26세 장교는 부상으로 입을 열지 못해 고갯짓으로만 답했다. 이 장교는 “부모님은 지금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조선(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끄덕였다.

이 영상과 별도로 올라온 게시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어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처음 생포한 병사들 외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병사들도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것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세계 어느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3년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후통첩과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로 시작했고 이제 그는 북한의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영상은 한국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북한군 생포를 포함한 현지 전장 상황을 파악, 우크라이나군이 1월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린 가운데 공개됐다.

강민경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