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그의 수석 보좌진은 1월 20일 취임식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추방 캠페인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10일, 엘살바도르, 수단,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출신 수십만 명의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시 보호 신분(Temporary Protected Status)을 18개월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무력 충돌이나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은 고국으로 돌아갈 경우 극심한 어려움을 겪을 이민자들에게 제공되는 보호 조치이다. 이번 연장은 기존의 보호 기간이 끝나는 즉시 발효되며, 이민자들이 미국에 머물면서 취업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도록 보장한다.
미국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약 23만 2천 명의 엘살바도르 이민자, 1,900명의 수단 이민자, 10만 4천 명의 우크라이나 이민자, 60만 명의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엘살바도르 등 여러 국가에 대한 TPS를 종료하려 했으나 법적 도전에 직면한 바 있다. 민주당 및 공화당 행정부 모두 TPS를 지정해왔으며, 이 보호 조치는 미국에 이미 거주 중인 사람들만 해당된다.
TPS는 오는 봄 만료될 예정이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갱신될 것으로 예상됐다. DHS 장관은 국가 상황에 따라 최소 60일 전에 TPS 연장 또는 종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TPS 수혜자는 미국을 떠난 후에도 다시 입국할 수 있고, 영구적인 체류 허가나 시민권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일시적인 보호에 한정된다. 지정된 국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토안보부 장관은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조치는 보호 대상자 범위를 확장하지는 않았으나, 이민자 옹호 단체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TPS 대상자 보호를 강화하고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잃는 일이 없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임시 보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들 국가의 사람들이 취업 허가와 추방 보호를 갱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엘살바도르는 2026년 3월까지, 수단,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는 2026년 10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연장한다. 1990년 의회에서 제정한 TPS 지정은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의 대통령들이 자연 재해, 무력 충돌 또는 기타 “특별하고 일시적인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의 사람들에게 법적 유예를 제공하는 데 사용되었다.
TPS 연장은 일시적인 보호 조치지만, 이민자들에게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중요한 생명줄이 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해당 이민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동시에, 향후 이민 정책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