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원, 공화당 탈환 하원도 공화당 가능성 크지만 접전지 많아 끝까지 봐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모두 승리해 이른바 ‘레드 웨이브'(Red Wave·빨간 물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레드 웨이브란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쓰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번에 미국은 47대 대통령만이 아니라 연방 의원도 함께 뽑았다. 임기 6년의 상원의원 100명 중 34명을 교체하고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을 전원 새로 선출하는 선거다.
하원도 공화당이 앞선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20석으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 ‘방위비 인상’ 공언한 트럼프…안보 리스크 대응 ‘선제 외교’ 중요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방위비분담금 증가·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며 한국에 ‘안보 리스크’를 제기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집권 2기를 맞이한 트럼프가 내밀 ‘청구서’에 대비하는 ‘맞춤형 선제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최근까지도 한국이 부유한 국가인 만큼 그에 걸맞게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를 의미)이라 부르기도 했고, 한국이 연간 방위비 분담금으로 13조 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3조 원은 2026년 우리가 지불할 액수의 9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미는 이번 대선에 앞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될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했다. 전통적 한미동맹을 중시한 민주당 행정부와 ‘트럼프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협상은 빠르게 진행됐다.
= 한미일 3각 공조는 문제없나
재집권에 사실상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발 빠르게 ‘바이든 업적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전략의 핵심인 ‘한미일 3각 공조’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대선 유세 과정에서 동맹의 중요성보다 한국, 일본 등의 ‘부유함’을 강조하며 안보 기여도가 부족하는 비판적 관점을 표출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춰왔다. 한일 양국을 ‘경쟁 상대’로 상정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
이러한 인식에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더해지면 전략적으로 일단 한미일 3각 공조를 느슨하게 하는 외교가 구사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바이든의 성과’에 흠집을 낸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맹을 상대하면서 ‘새 틀’을 짤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민주 “트럼프 당선 축하…한반도 평화에 새로운 장 열길”
더불어민주당은 6일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이 혈맹 이상의 가치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한반도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당시보다도 더욱 위험한 긴장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새로운 임기가 한반도 평화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 표정관리 들어간 유럽…일제히 축하 메시지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대서양 동맹에 회의적인 트럼프의 귀환에 애써 당혹감을 감추며 일제히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신했다. ‘잘해보자’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축하한다. 지난 4년간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적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이날 엑스를 통해 “나는 방금 도널드 트럼프에게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축하했다”며 “그의 리더십이 우리 동맹을 강하게 유지하는 데 다시 한번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 축하 메시지를 서둘러 낸 것은 ‘트럼프 2기’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게 이날 로이터의 분석이다.
= 러, 트럼프 당선에 “축하 계획 없다…양국 관계 역사상 최악 수준”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며 미국의 외교 정책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며 “사람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적대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韓반도체 단기 불확실성 ‘빨간불’…중장기 기회 전망도
국내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는 보편 관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해외 기업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시에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고 있어 중국 반도체 기업에 추격당하는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