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맨해튼에 ‘트럼프 타워’ 세운 성공한 사업가
= 대이변 일으키며 45대 대통령 당선 재선 실패·피고인 신분 이겨내고 제47대 대통령으로
= 역대 두 번째 ‘징검다리 대통령’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의 백악관 재입성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업가로서는 인정받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아웃사이더’로 평가됐던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대이변을 일으키며 대통령직을 손에 쥐었으나 2020년 연임 도전에서는 고꾸라졌다. 그렇게 ‘역사 속의 괴짜 대통령’으로 박제되는 듯했다.
‘트럼프 타워’ 세운 사업가…”넌 해고야”로 유명해져
트럼프는 1946년 6월 뉴욕주 퀸스에서 독일 이민자 아들인 아버지 버지 프레드 트럼프, 스코틀랜드 출신 어머니 메리 애니 사이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13세 때 음악 교사를 폭행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치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트럼프의 부모는 그를 규율이 강한 뉴욕군사학교(고등학교)로 보내 군기를 잡았다.
군사학교 졸업 후, 뉴욕 포덤 대학교에 입학해 2년간 공부한 트럼프는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대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편입해 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당시 베트남전 강제 징집이 진행됐으나 학업을 이유로 4차례 유예 조치를 받았고 최종적으로는 발뒤꿈치에 뼈돌기가 생겼다는 판정을 받고 면제가 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부(富)를 이용해 징집 면제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트럼프는 대학 시절부터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버지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1971년 아버지에게서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고 사명을 지금의 ‘트럼프 그룹’으로 바꿨다. 본인 이름을 딴 호텔과 골프장을 설립했고 특히 1983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58층짜리 주상복합빌딩 ‘트럼프 타워’를 완공하면서 주목받았다. 트럼프는 이때부터 이곳 58층에서 살기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해 2015년까지 미인대회를 개최했고 2004년부터는 방송에도 뛰어들었다. 트럼프는 2015년까지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를 진행했다. 그는 방송에서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로 유명해졌다.
트럼프는 ‘나홀로 집에2’와 같은 다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담은 ‘거래의 기술’ 등 10권이 넘는 책도 펴냈다. 다만 그의 사업이 마냥 잘됐던 것만은 아니다. 트럼프는 총 6차례의 사업 파산 신청을 한 적이 있다. 현재 트럼프의 순자산은 39억 달러(약 5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결혼은 총 세 번을 했고 5명의 자녀가 있다. 모델 출신의 첫 번째 부인 이바나, 배우 출신의 두 번째 아내 말라 메이플스와 이혼한 후 2005년 지금의 아내인 슬로베니아 출신의 모델 멜라니아와 결혼했다.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은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차녀 티파니는 트럼프의 두 번째 아내가 모친이다. 트럼프는 멜라니아와의 사이에서는 막내 아들 배런을 뒀다.
오랜기간 대통령 꿈 키워와…힐러리 누르며 대이변
트럼프는 대통령에 대한 꿈을 오랜기간 꿔왔다. 그가 대권에 대해 처음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1988년 오프라 윈프리 쇼로 알려진다. 당시 그는 “출마한다면 승리할 것이다. 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는 말을 남겼다. 트럼프의 당적은 공화당, 개혁당, 민주당 등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부터는 공화당에 정착했다.
2000년에 처음으로 개혁당 경선에 출마했지만 중도 포기했고 이후에는 계속해서 대권 도전을 저울질만 하다가 2015년 6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지율은 한 자릿수 초반대로 미미한 시작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2016년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추대됐다.
이후 바람을 일으킨 트럼프는 같은 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대이변을 일으킨다.
그러나 재선 도전에는 실패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라는 구호로 백악관에 첫 입성했던 트럼프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4년이 더 필요하다며 2020년 대선에 뛰어들었으나 민주당 소속 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악관 주인의 자리를 내주게 된다.
절치부심하던 트럼프는 2022년 11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당시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발판으로 대선 재도전을 선언하려 했으나 결과는 그의 바람과는 달랐다. 공화당이 예상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2020년 대선 패배 불복, 1·6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트럼프가 지지한 상·하원의원 후보자들이 대거 낙선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불거졌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 과정 동안 1·6 사태 선동 건 등의 혐의로 전·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신분이기도 했다. 공화당 경선과 재판을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굳건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당내 경선에서 압승을 거뒀고 7월 전당대회에서 당 공식 대선 후보로 다시금 추대됐다.
전당대회를 전후해 암살 시도를 두 차례 겪었고 상대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첫 번째(힐러리 클린턴), 두 번째(카멀라 해리스) 대권에 도전한 여성들을 꺾고 대통령직에 오른 인물이 됐다.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22대·24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징검다리 대통령’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내년 1월 취임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78세 219일)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조소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