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직장서 쉬는 시간에 아이 가져야” 언급에 호응 1990년대 이후 출산율 감소…푸틴 “최소 3명은 낳아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보건부 장관의 저출산 대책에 호응한 가운데 미국 뉴욕포스트는 19일(현지시간) 이를 두고 “일부 국가들의 기발한 방법을 능가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긍정적 평이라기보다는 비꼼에 가까운데, 해당 방안이 ‘직장에서의 일과 중 점심·휴식시간에 성관계’를 통해 러시아의 인구 감소를 막자는 것으로, 통상의 관점에서 벗어나서다.
미 언론 뉴스위크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 18일 열린 제4회 유라시아 여성 포럼에서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여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직업적으로 성공하면서도 많은 자녀를 둔 대가족의 중심 인물이자 가정의 수호자로 남을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아름답고 배려심이 많고 매력적이며 남성이 헤아릴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직과 모성애를 병행하는 데 대처할 수 있다”며 “여성들이 평화, 창조, 진보의 이익을 위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이에 대해 “보건부 장관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인들이 직장에서 쉬는 시간에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보건부 장관은 “근무 시간 중 휴식 시간에 출산 문제에 참여하라”며 “인생은 너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이 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인구조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1990년대 이후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이주로 인해 올해 들어 25년 만에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 2월 한 민족이 생존하려면 최소 2명의 자녀를 낳아야 하지만 인구 증가를 위해서는 3명의 자녀를 낳아야만 한다고 했다.
푸틴은 2022년에는 러시아인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하기 위해 스탈린 시대 때 도입됐다가 소련 붕괴 후 폐지된 ‘어머니 영웅상’을 재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자녀가 10명 이상인 가정에 100만 루블(약 1447만 원)을 일시불로 해당 가정에 지급하는 것이다.
푸틴은 공식적으로 전 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이 있는 것으로만 돼 있다. 그러나 숨겨둔 딸 1명, 체조 선수 출신 연인과의 관계에서 아들 2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소영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