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최근에는 세탁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가상화폐 거래소 HTX에서 1억4750만 달러(약 2013억 원)어치의 가상화폐 탈취한 후 지난 3월 가상화폐 믹싱업체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이를 세탁했다.
토네이도 캐시는 가상화폐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 필요한 ‘믹싱'(mixing) 서비스를 북한과 연계된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 등에 제공한 것이 적발돼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바 있다.
또 문서에는 현재 대북제재위가 올해 5470만 달러(약 746억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 탈취 사건 11건을 조사해 왔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암호화폐 관련 소규모 회사에 고용된 북한 직원들이 저지른 것일 수 있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로이터는 이번에 제출된 이 문서는 지난달 활동을 종료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일부의 미완료 조사 작업을 모아놓은 보고서라고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패널 소속의 8개국 전문가 합의를 거친 내용을 바탕으로 대북 제재 위반 사례를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해 왔지만 이번 문서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외에도 패널 중 일부는 러시아가 동결된 북한 자산 3000만 달러(약 410억 원) 중 900만 달러(약 122억 원)의 인출을 허용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조사 중이라고 문서는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반제·반미 대외기조를 부각하며 “이란과의 친선 단결은 오늘도 변함없다”라고 강조했다.
외무성 산하 조선-아시아협회는 지난 14일 자로 ‘세기를 이어오는 조선이란 친선 관계’ 제목의 글을 외무성 홈페이지에 올리고 “반제자주의 공동위업을 실현하는 길에서 끊임없이 공고 발전된 조선(북한)과 이란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 관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당시 이란 대통령이 1989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을 때를 언급하며 “쌍무 친선 협조 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보다 강화발전 시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장을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때로부터 세월은 멀리 흘러갔지만, 조선과 이란 사이의 친선 단결은 오늘도 변함없이 강화 발전되고 있다”라면서 “오랜 력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이란과의 친선 관계를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확대 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 공화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조선 인민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반제 자주를 위한 공동투쟁 속에서 세기를 거쳐 공고 발전된 이란 인민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귀중히 여기고 변함없이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나라의 자주권과 이슬람교혁명의 전취물을 굳건히 수호하기 위한 이란인민의 정의의 투쟁을 적극 지지 성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이란은 반제·반미 진영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대표로하는 북한 경제대표단은 지난달 말 9박 10일 간 이란을 방문했다. 자동차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북한은 이란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 ‘사이파’와 협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재하 기자, 최소망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