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윤리적 문제 인정해 표지 제거…유해 처분 협의" "식인종 팬들에게 좋은 뉴스" 장난스레 말한 과거도 사죄>
사람 피부로 표지를 만든 책을 소장하고 있던 하버드대가 윤리적 문제로 인해 이 표지를 제거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책은 1800년대 한 의사가 정신병원에서 사망한 여성의 피부를 떼어내 표지로 제본한 것으로, 1934년부터 하버드 휴턴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뉴욕포스트(NYP)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19세기 책 ‘영혼의 운명에 대하여'(Des Destin es de l’Ame)라는 책에서 사망한 여성의 피부로 만들어진 표지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책의 기원과 그에 따른 역사의 윤리적 문제로 인해 이 책의 제본에 사용된 인간의 유해는 더 이상 하버드 도서관 소장품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알렸다.
프랑스 소설가 아르센 우세가 쓴 이 책은 ‘영혼의 운명’으로 번역되어 1934년부터 하버드대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 책의 첫 소유자였던 프랑스 의사 루도빅 불랑은 친구이자 책의 저자인 우세로부터 이 책을 1880년대 초에 받았다. 불랑은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사망한 여성 환자의 피부를 이용해 사망 환자(생전) 동의 없이 피부로 표지를 제본했다.
이 책이 하버드대에 기증됐을 때 책 사이에는 여성의 등에서 뗀 피부로 표지를 만들었다는 불랑의 친필 메모가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인간의 영혼에 관한 책은 인간적인 표지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도 적혀 있었다. 그 후 2014년 검사를 통해 인간 피부가 맞는 것이 확인됐다.
하버드대는 불랑과 사망한 익명의 여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인간 유해(피부)에 대한 최종 처분을 위해 프랑스와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4년 이 책이 인피로 만들어진 게 확인된 후 하버드 휴턴 도서관은 블로그에서 “인피 제본 팬, 서지광, 식인종 팬 모두에게 좋은 뉴스”라면서 선정적인 어조로 결과를 전달했다. 이번 성명에선 이 사실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사람 피부로 책 표지를 만드는 인피 제본 관련해 19세기까지는 범죄자나 정신질환자의 살가죽으로 책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남아있는 인피 제본 책도 18권이라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