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관련된 표현 성중립적으로 바꾸고 상속·입양 권리도 인정>>
태국 하원 의회가 27일(현지시간) 결혼 평등 법안을 가결하며 동성혼 합법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상원을 통과해 국왕 재가까지 받으면 동남아시아에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국가가 된다.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 출석 의원 총 415명 중 400명이 법안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10명에 그쳤다. 표결은 세타 타위신 총리는 지난해 의회에서 논의를 진행하도록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법안 초안을 작성한 다누폰 푼나칸타 법사위원장은 법안 낭독에 앞서 의원들에게 “우리는 모든 태국 국민 사이의 사회적 격차를 줄이고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를 역사를 만드는 데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표결 종료 후 한 의원은 성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회의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법안 통과는 태국이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해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태도와 함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불교적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 중 하나로 입지를 굳히는 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논평했다.
법안은 동성혼 합법화 외에도 ‘남편’ ‘아내’ 등 성별이 고정된 표현을 성 중립적인 용어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성소수자 부부의 상속·입양 권리도 인정한다.
태국에서 동성혼 합법화 법안이 상원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활동가들은 보수적인 사회의 태도와 가치관에 맞서 수십 년 동안 투쟁해 왔다.
이제 법안은 상원을 거쳐 왕실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다면 왕실 재가 후 120일 이내에 정식 발효되며, 대만과 네팔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성혼 합법화를 달성하게 된다.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