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는데도 여의도는 아직도 선거구조차 획정을 못하고 있다. 마치 선수들은 준비 중인데 아직 링이 설치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포퓰리즘과 극단주의에 물든 거대 양당 체제와 제왕적 정당정치 구조에 의해 이미 실종된 한국 정치의 적나라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이런 극한 대립의 양당 체제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 30%가 다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무당층 30%라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탄생한 것이 제3신당으로 이낙연의 ‘새로운미래’와 이준석의 ‘개혁신당’이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과 양당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30%가 되는 듯해도 아직은 새로운 정치 세력에 마음을 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개혁신당이 3%, 새로운미래가 1%의 지지를 받는데 그치고 있어 다당제를 갈망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에 ‘개혁신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선임하고 분위기를 전환할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김종인이 누구인가? 그는 1980년 신군부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 참여, 박근혜 대통령 당선, 비례대표 4번 등, 진보·보수당을 오가면서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갈지(之)자 정치행보에 젊은 정치개혁 세력들은 식상하여 그를 구시대 정치인 취급을하고 있고, 이번 개혁신당 합류에는 선거때만 되면 나타나는 ‘선거꾼’ 취급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DJ의 적자 민주당을 자임하는 ‘새로운미래’ 상황 또한 녹록지만은 않다.
8년 전 민주당에 대한 심판으로 국민의당 돌풍이 불었던 호남이 이낙연 대표의 수차례 방문에도 아직 그런 바람이 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불고 있는 ‘사천 논란’으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유입되어 호남 바람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명횡사 친명횡재’라 비판받는 공천으로 탈당한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합류한다면 원내 5석 이상 확보는 시간문제이고, 만약 이렇게만 된다면 선거 보조금 규모가 크게 오를 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에 이어 ‘기호 3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이삭줍기’에 나선 이낙연 대표는 하위 20% 평가를 받은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탈당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박영순(대전 대덕) 의원이 합류한 상태이고,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지도부를 사퇴한 고민정 최고위원, 민주당과 진보당의 울산 북구 후보 단일화에 반발하고 있는 이상헌 의원, 그리고 설훈 의원 등이 탈당을 시사 하고 있다.
특히 공천 문제로 이렇게 문재인·이재명의 ‘문명갈등’이 공개 표출될 경우 더 많은 전·현직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최소 20~30석의 의석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인 ‘새로운미래’는 눈에 띠는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보이지 않고 새로운 신진들도 보이지 않아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실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영순 의원은 입당하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방탄과 사욕을 위한 집단으로 변질됐다”며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차린 새로운미래를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진정한 민주당’으로 지칭했다.
만약 ‘새로운미래’의 가장 큰 지지세력인 호남에서도 ‘진정한 민주당’으로 생각하는 바람이 불고, 또 이낙연 대표의 ‘이삭줍기’만 대성공을 거둔다면 30석의 의석수 획득은 무난하지 않을까.
제3신당 두 곳에서 50석만 이룬다면 성공적인 다당제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도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삭줍기 열심히 하시길 바란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