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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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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손짓하는 北의 속셈…”한미일 모두와 등졌던 시기 없어”

<<北, 가장 예측 가능하고 만만한 日 기시다와 거리 좁히는 중 日 끌어들여 협상 테이블 변수 줄이고, 트럼프 재등판에도 대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 가능성을 거론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가 일본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한·미·일 외교 균형추를 어떻게 맞출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北, 알고 보면 한·미·일 셋 다 등진 적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북한이 지금까지 “한·미·일 3개국 모두와 대립하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 왔다”며 “그것이 안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소국이 살아남기 위한 지혜였다”고 20일 분석했다.

2018년 평양공동선언 합의 당시, 한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북한과의 거리를 좁혔지만 일본은 아예 눈 밖에 난 존재였다.

그 후 3국 지도자들이 물갈이되며 조금씩 지형이 바뀌었다. 미국은 공화당에서 민주당 바이든 정권으로 교체됐고, 한국은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정권으로, 일본은 아베 내각에서 스가 내각을 거쳐 기시다 내각으로 바뀌었다. 정권의 변화는 곧 한일 관계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자세히 연구한 한 학자는 현재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한·미·일 정상 중 가장 변수가 없는 사람은 기시다 총리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 1월1일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기시다 총리 앞으로 ‘각하’라는 호칭을 사용한 정중한 위로문을 보낸 행동도 이 같은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5월, 박상길 북한 외무차관은 담화를 통해 “일본이 새로운 결단을 내리면 북·일 양국이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표명했다. 수년간 가장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 입지 줄고 일본 비중 높아진다

반면 2023년 8월부터 북한은 미 캠프데이비드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판하며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칭했다. 닛케이는 이것이 ‘2개의 코리아’ 개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는 단서라고 짚었다. 같은 한민족이나 동포라는 개념보다는 한반도에 대한민국과 북한,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시각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배경에 있는 것은 자신감보다는 불안이다. 전문가는 2개의 코리아 개념이 “남북 간 국력의 압도적인 격차가 존재해, 공존하더라도 한국에 먹힐 뿐이라는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북한 주도의 통일 정책을 목표로 내걸어 우선 한국과의 관계를 끊어낸 후 뒤떨어진 국력을 재건하는 것이 우선한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정보도 김정은 체제에는 위협이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정부가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월남한 탈북자 6000여 명 중 83%는 기존에 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제일주의’를 연호하며 한국산 영화 및 드라마 시청 시 극형에 처하겠다고 강경책을 편 이유다.

중국·러시아·북한 사이의 연계도 결코 단단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북한제 무기가 사용된 점을 거슬려하고 있다. 또 미사일까지는 눈을 감아도 핵은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반미·사회주의’의 형제 쿠바가 한국과도 수교를 재개한 점은 북한에 충격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외교적 가치가 올라간 나라는 일본이다. 현재로서는 3국 중 만만한 일본을 끌어들이면 ‘트럼프 재등판’에 대비해 핵·미사일 협상 테이블 등에서 일본이 이론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노림수다.

아직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김여정 부부장도 앞서 담화에서 “개인적 견해”라며 신중히 선을 그었다. 이들은 납치 문제 교섭 없이는 일본이 움직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과연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의 균형을 깨려는 북한의 의도를 알고도 마주해 원하던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평양에 갈 결심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