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Featured 워싱턴

푸틴 “협상이 낫지 않겠는가”…흔들리는 우크라·서방에 자신감 과시

<<터커 칼슨 인터뷰서 "러 패배는 불가능…협상 나서야" '사실상 승리선언' 분석…우크라 점령지 챙기려는 구상>>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종전을 위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든든한 지원자가 돼준 미국과 서방의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내분이 일어나면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만만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챙기는 등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멈춰야 한다”라며 “그렇게 한다면 전쟁은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을 향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거부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끝까지 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이례적으로 먼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보낸 셈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적들(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취약한 순간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신감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년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며, 탄약은 물론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야심차게 시작한 ‘대반격’은 러시아의 견고한 방어선과 서방의 소극적인 지원에 막혀 좌절됐고, 이에 대한 지도부 간 불화로 전시에 군 사령관이 해임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던 서방도 전쟁 장기화에 흔들리고 있고, 가장 강력한 지원국인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한 불안과 공화당의 반대 속에 우크라이나 지지 여론이 약해졌다.

이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보다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지점 확보’로 전략을 수정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기도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자국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영토 가운데 약 18%를 차지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이를 그대로 차지할 수 있다면 타협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이런 평화 협정에는 전적으로 반대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동안 거듭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탈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선임연구원은 NYT에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정을 체결해 점령지에 대한 통제권을 확고히 하고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지금 자신에게 기회가 열렸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친(親)트럼프 논객인 칼슨에게만 인터뷰를 허락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칼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비판하며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사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해 “칼슨이 푸틴과의 인터뷰를 허락받은 유일한 외국 미디어 인사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독립언론인 예브게니아 알바츠는 칼슨의 인터뷰는 “미국인들이 푸틴과의 전쟁에서 졌다는 증거”라며 “이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의 측근을 통해 자신이 성공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미국 의원들이 침략의 희생자들을 무장시키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대선 결과를 기다리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jaeha67@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