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이 오늘(7일, 한국시간) 밤 10시 KBS에서 방송됐다.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100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과 이른바 ‘거부권’ 문제, 여당 지도부와의 관계 등 정치적인 현안뿐 아니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늘봄학교와 저출산 문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소상히 답했다.
윤 대통령은 프롬프터 없이 즉석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대답했는데, 김 여사 논란 등 전반적인 대담 내용과 관련해 내부에서는 ‘질문은 집요하고, 답변은 소상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처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라며 “저희가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6개월가량 살다가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의 사무실이 지하에 있었고,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 제가 볼 때는 거기에다가 저도 마찬가지고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은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를 바랄 수 있지만 또 나올 수 있는 부정적 상황도 있다”며 “이제 관저에서 이런 것들이 잘 관리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여기에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이번 사건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시계에다가 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또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들이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된다는 점이고, 어쨌든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했다”고 답했다.
▼ “영수회담 한다면 여당 지도부 무시하는 것 될 수 있어 곤란”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에 대해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 지도부끼리 논의를 하고 그렇다고 한다면 저 역시 정당 지도부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준비에 들어가면서 (이 대표와 회담) 얘기도 나왔다”며 “하지만 엄연히 당의 지도부라는 것은 대통령실과는 별개로 돼 있다. 영수회담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진 지 꽤 됐다”고 밝혔다.
▼ 잇단 정치인 테러에 “증오로 표 얻으려”
윤 대통령은 잇따른 정치인 테러에 대해 “긍정의 정치보다 증오의 정치, 공격의 정치가 훨씬 더 효과적이고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최근 흉기 피습을 겪은 것을 두고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잘한 것을 홍보해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정말 어렵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며 “남을 음해하고 공격을 해서 반사이익을 보기에는 쉽다”고 지적했다.
▼ “지지율, 국민이 덜 실망하는 것만으로도 감사”
윤 대통령은 “지지율 추이를 보면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국제 금리가 높고 이러다 보니 외국도 다 경기가 위축됐고, 전세계 정상들 지지율도 많이 떨어져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를 뽑아주신 분들, 안 뽑아주신 분들에 대해서도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가 만들어져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그때그때 지지율보다 전체적으로 대통령이 자기가 당선됐을 때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갈 수 있기 위해선 결국 손에 잡히는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강제동원 판결 상관없이 한일관계 미래 향하는 중”
윤 대통령은 “배상 판결은 더 이상 논란이 필요 없는 사법부 최종심에 나온 판결이기 때문에 문제는 한일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이다”며 이같이 말하면서, “사법부 최종심 판결이기 때문에 그 판결은 아마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많이 방문하고 기업인 간 협력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일관계 정상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다고 짚었다.
▼ 대통령실 참모 총선 출마에 “특혜 기대 말라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 “특혜라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내 자신도 그런 걸 해줄 능력이 안 되니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만 했다”고 말하면서, “그분들이 정치하러 총선 출마하겠다라는걸 제가 막을 순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후광이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가만히 안 있을 거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당시 당과 얼마나 거리를 두느냐가 총선 승리 관건이라고 계속 얘기했다”며 “대통령실 후광이라는 게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개식용금지법, 문화 많이 바뀌었기에 해야 된다 생각”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개식용금지법에 대해 여전히 불만도 많다는 지적에 대해 “이제는 국민들이 100% 찬성해야 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개식용금지법은 국민들의 문화 등이 바뀌었다면 이제는 추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첨단과학기술이 발전한 나라인데 해외에서 한국에 대해 실망할 수도 있고, 저는 이 법이 여야 합의로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지난 대선 때 우리 당 경선 과정에서 개식용 문제에 대해 아주 단호한 입장을 표시 안했다고 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개식용 금지하는 건 맞지만 법으로 강제하긴 어려운 거 아니냐고 얘기했다가 제 생각과는 달리 오해도 많이 받고, 두둔하는 거냐고 비난을 많이 받고 홍역을 치른 바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개식용 금지 관련 동물보호 등에 관심이 많은 김건희 여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냐는 질문에 “얘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 “저출산 최우선 국정 과제…가시적 결과 나올 수 있게 추진”
윤 대통령은 저출산 극복과 관련해 “구조적 부분과 정책적인 부분을 나눠서 이번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정말 효율적으로 가동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다고 하면서 “일단 (출산율) 1.0을 목표로 해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20여 년 동안 재정을 많이 투입하고 노력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 확대와 관련해 “교육 일선에 종사하는 입장에서는 본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가급적 외부 교사를 많이 채용하고 교사에게 합당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를 키우는데 부모뿐 아니라 교사와 정부 당국, 지방정부 등 많은 사회단체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아이를 키워나가야 되기 때문에 갈등이나 이해 대립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더이상 미룰 수 없이 추진해야 할 제도”라고 했다.
▼ ‘윤-한 충돌’에 “사사로운 것으로 판단해선 안 돼”
연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사사로운 것은 중요하지 않고 그런 것을 앞세워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다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선거 지휘나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며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