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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PDSO, 강사



소박한 부교역자론(副敎役者論)

저는 한 교회를 꽤 오래 목회하면서 한창 교회가 부흥할 때는 10명에 가까운 부교역자(부목사, 전도사)들과 동역한 적도 있었습니다. 부교역자들이 한 교회를 오래 목회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니 그 동안 저희 교회를 거쳐간 부교역자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저는 언젠가 ‘부교역자’에 관한 저의 생각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감히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최근 국민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부교역자들에 관한 저서들이 있는지 알고 싶어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여러 저서가 있었고, 전문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다룬 책들도 다수 있는 걸 보고 저의 과문(寡聞)함에 부끄러운 마음조차 들었습니다. 몇 권을 그저 책 제목만 소개해본다면, 부교역자 리더십/부교역자 리바이벌/슬기로운 부교역자 생활/동역의 관점에서 본 부교역자론/부교역자 헬퍼십/성공적인 부교역자 등입니다. 저는 목회를 마치고 일선에서 은퇴한 입장에서 새삼스레 이 책들을 사서 읽어볼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칼럼은 전문성이나 학문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저 제가 그 동안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꼈던 소회를 간략하게 피력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굳이 ‘소박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입니다.

우리는 부교역자들도 담임목사와 꼭 같이 하나님의 성역을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은 자들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연약한 묘목일지 모르나 장차 거목이 될 잠재력을 지닌 자들이므로 마땅히 존중해야 합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요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을 맘에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오죽하면 어떤 부목사는 “우리는 ‘목사도 아닌’ 부목사(否牧師)예요”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반농담 반진담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뼈가 있는 언중유골의 자조적인 푸념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당회원들이 특정 부교역자를 내보내야 한다고 할 때도 끝까지 버티며 스스로 사임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하는 한 부교역자들에게 커피 심부름과 같은 잔심부름을 시킨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부교역자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인격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이겠지만, 한국의 어느 대형교회 담임목사는 부목사가 맘에 안 들면 구두 발로 정강이를 차고 아예 책상까지 치워버린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부교역자의 복지입니다. 지난 1월 19일 자 국민일보는 부교역자들을 ‘신빈곤층’이라고 일컬으면서, 그들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를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국중앙교회를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이 교회는 ‘골든타임 골든데이’ 제도를 도입해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면 모든 교역자가 사역을 멈추고 인근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 가량 운동을 한 후 자유롭게 퇴근을 합니다. 건강해야 목회도 롱런할 수 있기에 부교역자 복지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부교역자들 중에는 가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도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벨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소위 ‘뺑뺑이를 돌린다’는 식으로 과도하게 ‘부려먹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특히 한국 교계에서는 부교역자를 세게 훈련시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쓸데없이 하드타임(hard time)을 주는 잘못된 관행이 없지 않습니다. 부교역자 처우 개선은 각 교회 형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러한 의식을 가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한 점은, 부교역자들의 영적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세미나가 있을 때 자주 부교역자들을 대동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전시한 도서도 몇 권 사주기도 했습니다. 혹 동료 목사님들 중에는 그런 식으로 하면 자칫 ‘기어오를 수 있으니’ 너무 잘 해줄 필요는 없다고 저에게 훈계하듯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주일에 몇 번 예배를 드렸는데, 젊은이 예배 때는 설교하는 기회도 주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선배 목사님은 주일예배는 말 할 것도 없고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심지어 새벽기도회까지 모두 혼자 도맡아 설교한다고 하길래 그렇게 하면 부교역자들이 장차 담임목회를 할 준비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교회 재정 형편이 되면, 부교역자들을 위해 적게라도 도서비도 책정하고, 기회가 되면 성지순례에도 동반한다면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저의 친구이며 목회 동아리 멤버 중에 한 분은 한국에서 교회를 크게 성장시켜 우리 신학교 동기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이 목사님은 그 교회에서 5년 이상 부목사로 성실하게 섬기면 교회 개척비로 5억을 후원하고, 시무장로 두 분도 함께 파송하며, 만일 그분들이 계속 그 교회에서 시무하기를 원하면 자유롭게 하도록 양해해주는 이른바 ‘의식 있는’ 목사입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솔직히 저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그저 아쉬운 마음으로 제언 삼아 언급하는 것임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교역자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바른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려고 합니다. 부교역자들은 원론적으로 담임목사의 목회를 돕는 조력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속한 해외한인장로회는 미국에 있는 장로교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한국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와 예속관계가 아니라 자매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헌법 내용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헌법 조항 중 부목사와 관련된 조항만 한두 가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부목사는 담임목사를 보좌하여 행정, 교육, 음악, 상담, 2세 목회 등의 사역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담당하는 임시목사로 임기는 1년이며 당회의 결의로 연임할 수 있다.”



이 조항에서 주목할 점은, 부목사는 임기 1년의 임시목사이며, 당회의 결의가 있어야 연장하여 계속 시무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목사라는 직분 자체는 항존직이지만, 부목사라는 직책상 임시목사가 되는 것입니다.

“지교회 부목사가 재임 중에 해교회 당회장으로 청빙될 수 없다. 이를 청빙하고자 하면 해교회를 사임한 후 1년 이상 된 후에 청빙이 가능하다.”


이 조항은 부목사가 아무리 교인들의 신임을 받는 자라 할지라도 곧바로 담임목사직을 승계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부목사가 차기 담임목사 자리를 노리고 부목사 본연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기보다는 담임목사가 되기 위해 ‘공작’을 꾸미고 교회를 어지럽게 하는 행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자리매김을 분명하게 하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목회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조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12:3)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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