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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분노 다스리기

최근 한국의 어느 재벌가 가족들이 분노조절(Anger Management)에 실패함으로써 일파만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실 분노의 감정은 인간의 기본 감정인 희로애락(喜怒哀樂)의 하나로서 정상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과도한 분노나 비합리적인 분노 그리고 조절되지 못한 분노는 인간관계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데 있다.

한때 힐러리의 분노조절 장애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힐러리가 상원의원으로 있을 때 공화당 전국위원장 켄 멜번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시 대통령을 매섭게 비난하는 그녀를 향해 만일 그녀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성질 다스리기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녀의 성깔이 언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이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 후 힐러리는 분노조절 전문가(Anger Manager)를 고용해‘마인드 컨트롤’수업을 하면서 성깔 있는 여자라는 세간의 좋지 않은 여론을 만회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도 상당히 자제했던 적이 있었다.

분노를 조절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잠언 16:32에서는 분노조절이 어렵다는 것을 매우 적절한 비유를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
옛날 성들은 매우 든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빼앗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아주 용맹한 용사들이라 할지라도 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다스려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는 자는 성을 빼앗는 용사보다 더 훌륭하다고 교훈하고 있다. 그러나 잠언 25:28에는,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는 마치 무방비상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말씀하고 있다.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 같으니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잠언에는 분노와 관련된 교훈이 많이 나온다.
“미련한 자는 분노를 당장에 나타내거니와 슬기로운 자는 수욕을 참느니라”(잠언 12:16).
“노하기를 더디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잠언 19:11).
진정으로 지혜로운 자는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자기 마음을 잘 지키는 자이다.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선 자기 자신이 손해를 본다. 분을 발산하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그 결과는 한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화가 났을 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화가 났을 때는 행동이 거칠어지고 난폭해진다. 그래서 운전을 할 때도 화가 나면 난폭운전을 하게 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도로에서 난폭운전을 하는 것을 가리켜 ‘road rage’라고 하는데, rage는 극도로 화가 난 격분의 상태를 의미한다. 때로는 별것도 아닌 일에 발끈발끈 혈기를 부리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스스로가 못난 인간처럼 여겨져 자존감도 떨어진다. 견문발검(見蚊拔劍)이라는 말이 있는데, “모기를 보고 칼을 뽑는다”는 뜻이다. 모기 한 마리를 보고 화가 나서 칼을 뽑는다면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겠는가. 분을 참지 못하면 건강상으로도 손해를 본다. 사람이 흥분하거나 분노하면 자율신경계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동공이 커지며 혈압이 올라가고 폐기능과 소화 기능이 축소된다. 한 마디로 분노는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건강의 적 제 1호라고 할 수 있다.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면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를 끼치게 된다. 미국의 제7대 대통령을 지낸 잭슨(Andrew Jackson) 대통령은 매우 거친 성격의 소유자로서 그의 인간성에 대해 좋게 평가를 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번은 결투 끝에 상대방을 죽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의 난폭하고 급한 성격은 인디안 학살을 낳았고, 마침내 인디안 부족들을 그들이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고향 땅에서 백인들이 임의로 정한 ‘인디안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으로 내몰아버리는 잔인한 정책을 낳게 된 것이다. 분노의 감정으로 내뱉은 한 마디 말이 상대방 가슴에 비수로 꽂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 어떤 사람이 부부싸움 중에 자기 아내에게 “입 닥쳐!”하고 고함을 쳤더니 그때부터 그 아내가 실어증에 걸려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어느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말하기를 “총칼에 죽은 사람보다 혀의 독에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했는데 지나친 과장이 아닐 것 같다. 신체적인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언어폭력이라는 것도 참으로 무서운 폭력이다.
분노조절에 실패하면 인간관계에서도 실패하게 마련이다. 분노는 다툼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잠언에는 분노가 필연적으로 다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참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말씀이 있다.
“대저 젖을 저으면 뻐터가 되고 코를 비틀면 피가 나는 것 같이 노를 격동하면 다툼이 남이니라”(잠언 30:33).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잠언 15:18).

잠언에는 분노와 격한 언사의 밀접한 연관성에 대하여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잠언 15:1).
“오래 참으면 관원이 그 말을 용납하나니 부드러운 혀는 뼈를 꺾느니라”(잠언 15:15)
최근 소위 갑질을 한 어느 재벌가의 딸의 녹음 테이프가 언론에 공개된 바 있는데, 그 녹음 테이프를 들어보면 격노한 상태에서 괴성을 지르며 마구 험한 언사를 쏟아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분이 나면 언사가 거칠어지고 언사가 거칠어지면 분이 더 솟구치게 되는 상승작용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결코 쉽진 않겠지만 화가 치밀어 오를수록 더욱 차분해지도록(calm down)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전혀 분을 내지 않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을 오래 품고 있으면 자칫 마귀가 틈을 타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할 수 있으니 해가 지기 전에 즉 그 날이 가기 전에 분을 풀 것을 권면하고 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에베소서 4:26-27).
홧김에 외도한다는 속담도 있듯이 화를 계속 품고 있으면 홧김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니 속히 화를 풀어버리라는 실제적인 교훈이다.

분노에는 이른바 ‘의분’ 즉 의로운 분노도 있다. 예수님이 성전청결 사건에서 보여주신 의분은 마땅히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게리 체프먼이 쓴 『사랑의 또 다른 얼굴, 분노』라는 책을 보면, 분노는 나쁜 감정이 아니라 불의에 대하여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형상의 한 모습으로서 긍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간에게도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의 한 모습으로 분노라는 감정을 주셔서 사회의 불의와 싸워 정의를 세워나가도록 하신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의 분노는 의로운 분노라기보다는 불의한 분노로서 이것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불행을 자초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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