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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사중적(四重的) 샬롬

샬롬은 일반적으로 ‘평화’(peace)라고 번역하지만 사실 그 이상으로 매우 폭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학교에서 교수님이 샬롬의 개념을 설명하시면서, 샬롬은 조금도 찌그러지지 않은 동그란 정원(正圓)으로 설명하셨던 기억이 난다. 다시 말해서, 조금도 잘못되거나 결핍이 없는 완벽한 상태가 바로 샬롬이라는 의미다. 샬롬은 유대인들의 인사이기도 한데, 우리 나라의 ‘안녕’이라는 말이 비교적 그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때는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식사도 제 때에 하며, 하는 모든 일들이 형통한지 한꺼번에 물어보는 매우 다각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샬롬의 의미가 바로 그러하다. 샬롬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만사형통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관계에 있어서 막힘이 없는 극히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갖는 관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막힌 것이 없어야 샬롬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은 가족이다. 우선 가족 사이에 갈등이 없어야 한다. 그 다음 친지, 친구, 지인으로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 보다 넓게는 종족 간, 국가 간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자기 자신과의 샬롬이다. 마음이 불안하고, 분노가 가득하고, 미움이 도사리고 있으면 샬롬의 상태는 아니다. 그 다음으로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샬롬을 이루는 것이다. 한 마디로, 샬롬은 하나님, 이웃, 자기 자신 그리고 자연과의 바르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샬롬이야말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이요,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께서 바라시는 바이며, 모든 크리스천의 소명인 동시에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동참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샬롬을 구원의 개념으로 보는 학자들도 없지 않다.

특히 크리스천은 먼저 하나님과 수직적인 샬롬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하며, 죄를 짓더라도 속히 회개하고 하나님과의 소통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이웃과 수평적인 샬롬을 이루어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가급적 갈등을 피해야 하며, 갈등이 있더라도 속히 해결하고 다시금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이렇게 수직적인 샬롬과 수평적인 샬롬이 교차하는 지점에 내 자신과의 샬롬이 자리하게 된다. 하나님과는 좋은 관계로 지내면서 이웃과 불화한다면 결코 내 마음 속에 진정한 샬롬이 깃들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위탁하신 자연을 잘 관리하고 다스리는 ‘자연의 청지기’ 직분을 성실하게 감당함으로써 우리의 샬롬을 앗아가는 요소들을 방지하고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할 때 ‘사중적 샬롬’이 이루어지며, 요즘 우리 모두의 지대한 관심사인 웰빙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샬롬이 정의와 나란히 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인간관에 의하면 인간은 죄성을 타고난 죄인이며, 그러한 인간이 만들어내는 사회도 타락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월터스토프(Nicholas Walterstorff)는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Until Justice and Peace Embrace)라는 책에서 어느 라틴 아메리카인의 기도를 책머리에 인용하고 있다.
“굶주린 자들에게는 빵을 주시고, 빵을 가진 우리에게는 정의에 대한 굶주림을 주소서.”
빵에 굶주린 자들과 정의에 굶주린 자들을 대비시킨 기도문이다. 인간의 기본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권리를 무시하는 범죄행위이며, 깔뱅(Cavin)도 그의 설교를 통해 억압과 착취 등 부정한 방법으로 치부한 자들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시편 85편 10-11절에는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 진리는 땅에서 솟아나고 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도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서로 입을 맞춘다. 진실은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본다. 이 성경구절이 교훈하듯이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때까지는” 진정한 샬롬은 이루어질 수 없다. 미국에는 ‘Justice of the Peace’라는 기관이 있다.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어떤 억울한 일을 당한 자들을 돕기 위한 기관이 아닐까 싶다. 이 기관의 이름 중 정의(Justice)와 평화(Peace)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정의가 없는 평화는 거짓이요, 평화가 없는 정의는 냉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 진정한 샬롬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의가 함께 구현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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