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서로에게 감사하기
- ‘목회자 감사의 달’을 보내면서 -
우리는 감사하면 보통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축복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수직적인 감사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한 수평적인 감사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의 내가 있게 한 모든 이웃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는 십자가의 종교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희생되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구원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십자가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심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이 십자가를 우리의 신앙을 바로 세우고 점검하는 가늠자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제대로 된 신앙인지 아니면 잘못된 신앙인지를 점검하는 잣대로 이 십자가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신앙이 반듯한 신앙, 건전한 신앙인지 아닌지를 진단해 보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나와의 수직적인 관계와 함께 동시에 너와 나와의 수평적인 관계도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자칫 하나님과의 종적인 관계만 중시하고 이웃과의 횡적인 관계는 무시하는 경향에 흐르기 쉽습니다. 하나님과의 종적인 관계만 돈독하면 이웃과의 관계는 어찌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잘못 생각하는 성도들을 간혹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바른 신앙행태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십계명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의무와 이웃에 대한 인간의 의무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꼭 대등한 것 아니라 할지라도 이 둘이 반듯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올바른 신앙이 된다고 하는 의미가 그 속에 담겨있습니다. 베틀로 피륙을 짤 때 씨줄과 날줄이 있어야 길쌈을 할 수 있듯이, 우리의 신앙도 씨줄과 날줄로 교직되어야만 질기고 견고한 신앙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이웃에 대한 감사가 함께 엮여져야 진정한 감사의 신앙이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를 끝내면서 여러 성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그들의 수고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 대신 디모데를 보내면서 그를 멸시하지 말고 환대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와 함께 주의 일에 힘쓰는 동역자이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를 환대하라는 것입니다. 그 당시 고린도 교인들은 바울을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을 모함하려는 자들이 바울에 대해서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바람에 그들은 바울의 복음사역의 동기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사도로서 열심히 복음을 전하는 것은 결국은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바람에 바울과 소원한 관계에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제자인 디모데를 보낸 것도 바로 그런 불편한 관계 때문에 그들의 마음이 거북스러울까 싶어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를 마무리하면서도 여러 성도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성도들에게도 그들에게 감사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에 대해서는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이라고 지칭하면서 “저희는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의 목이라도 내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저희에게 감사하느니라.”라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고 하면서 자신의 선교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를 해준 한 여성도에 대하여 지극한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과의 종적인 관계를 강조했던 분이지만, 이웃 간의 횡적인 관계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의 이런 반듯한 신앙을 본받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를 위해 앞장서서 수고하고 애쓰는 일꾼들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들의 수고가 있기에 교회는 유지되고, 그들 덕분에 나도 교회 안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못하는 봉사를 하는 자들에게 감사하기는커녕 시기하고 질투하고 때로는 깎아내리고 모함까지 하는 자들도 없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합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앞장서서 솔선수범해 주는 성도들이 계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바울은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도와 복음의 동역자로 수고한 자들에 대하여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바울은 육체적으로 몹시 괴로운 질병이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육체의 가시’ 또는 ‘사단의 사자’라고 했을까요. 학자들은 그 질병이 안질, 간질, 치질 중 어느 하나였을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성경 안의 여러 정황들을 참작해볼 때 안질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갈라디아서를 통해서도 그런 추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다메섹 도상에서 강렬한 빛으로 인해 한때 시력을 잃은 일이 있는데, 회복한 이후에도 시력이 매우 약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신을 기록할 때도 그가 구술하는 것을 받아 적는 대필자가 있었고, 마지막 부분에 가서 이것이 비록 대필된 것이지만 자신이 기록한 서신임을 인증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몇 자 적기도 했는데, 그마저도 큰 글씨로 몇 자 적었습니다. 문헌에 의하면, 그는 대머리에다 오다리를 가진 자로서 외모상으로도 볼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신체상 어떤 핸디캡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갈라디아교회 성도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바울을 업신여기지도 내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천사처럼 심지어 예수님처럼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었더라면 눈이라도 빼어줄 만큼 바울을 지극정성으로 섬겼습니다.
(갈라디아서 4:13-15) “내가 처음에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너희를 시험하는 것이 내 육체에 있으되 이것을 너희가 업신여기지도 아니하며 버리지도 아니하고 오직 나를 하나님의 천사와 같이 또는 그리스도 예수와 같이 영접하였도다. 너희의 복이 지금 어디 있느냐.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할 수만 있었더면 너희의 눈이라도 빼어 나를 주었으리라.”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10월을 ‘목회자 감사의 달’(Pastors Appreciation Month)로 지키고, 그 기간 중 둘째 주일을 ‘목회자 감사주일’(pastors appreciation day)로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승의 날을 지키듯이, 영적인 스승인 목회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함양하기 위해 이 날을 정했으리라 봅니다. 바울과 성도들은 피차 감사할 줄 아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성경은 목회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6:6)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 하라.”
(히브리서 13:17)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警醒)하기를 자기가 회계(會計)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저희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
월터 그린이 쓴 『감사로 움직여라』(This is the moment.)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주제인즉 성공은 내가 잘나서 혼자 이룬 게 아니라 나를 만들어준 환경과 나를 지켜주고 격려해주고 힘들 때 일으켜주고 쓰러지려는 나를 붙들어준 주위의 많은 사람들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기에 그러한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미처 감사의 말을 전하지 못하면 평생에 한이 될 것 같아 지금까지 자기에게 도움을 준 자들 가운데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지인들 44명을 선별해 구체적으로 감사의 편지를 쓰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도 평소 감사했던 분들의 이름과 얼굴을 낱낱이 떠올리면서 최소한 마음으로라도 감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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