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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신앙 챔피언

사도 바울은 우리의 신앙생활을 운동 경기에 비유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바울 자신이 스포츠를 즐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이 주로 선교여행을 했던 그레코-로만(Greco-Roman) 사회는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4년마다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 경기가 가장 유명했지만, 이와는 별도로 고린도에서 매 3년마다 열리는 이스무스라는 경기도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9:24-27에서 트랙경기와 복싱경기를 예로 들어 신앙생활과 관련된 교훈을 주고 있는데,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는 설득력이 있는 매우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그는 우리가 신앙의 경주에서 챔피언이 되어야 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9:24) “운동장에서 달리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얻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선수들에게 챔피언 즉 금메달리스트가 되라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운동 경기의 목적은 챔피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참가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말로 등수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위로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챔피언이 되기를 원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기를 원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의 챔피언이 되어야 합니다. 운동경기에서는 단 한 사람 또는 한 팀만이 챔피언이 될 수 있지만, 감사하게도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누구든지 최선만 다하면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최고는 될 수 없지만 누구나 최선은 다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왕 하나님을 섬길 바에는 신앙의 챔피언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명심해야 할 원리들이 있습니다.

1.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9:26) “내가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여”
달리기를 할 때 골인 지점을 향해 달려야 합니다. 아무데나 마구 달려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복싱을 할 때도 상대방을 향해 주먹을 날려야지 허공에다 마구 주먹을 휘둘러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경주를 할 때도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3:14에서 “푯대(goal)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복음전파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함으로써 하나님이 주실 상급을 바라보며 중단 없는 전진을 삶의 목표로 삼고 일로매진하고 있다고 간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성취동기가 생깁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그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목적이 이끄는 삶’에 관심을 갖고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9:25)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고대 올림픽에서는 우승한 선수들에게 월계관을 씌워주었습니다. 그 월계관을 받기 위해 선수들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먹을 것도 맘대로 먹지 못하고, 놀고 싶은 것도 제대로 놀지 못하고, 잠도 실컷 자지 못했습니다. 특히 기록경기나 체급경기는 글자 그대로 뼈를 깎는 각고(刻苦)의 노력이 없이는 우수한 성적을 낼 수가 없습니다. 곧장 시들어버리고 말 월계관을 쓰기 위해서도 이렇게 절제하면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면, 하물며 영원토록 시들지 않는 면류관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여기서 절제란 영어성경에서는‘strict training’라고 적절하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 챔피언이 되려면 절제하는 가운데 엄격한 신앙훈련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즐기고 싶은 것 다 즐기고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는 취미생활을 접어야 할 때도 있고 돈 버는 것도 희생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삶의 자원이 제한되어있는 우리로서는 절제란 결국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관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속적인 가치를 위해 찰라적인 쾌락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인내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12:1-2)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느려도 꾸준하면 경주에 이긴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나온 격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격언에서 강조하는 것은 느림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꾸준함은 인내와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무엇이든 꾸준히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단 시간에 끝장을 보려고 하는 조급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잘 참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심입니다. 특히 마라톤 선수에게는 인내심이 우승의 관건입니다. 인내할 수 있어야 완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힘들고 어렵다고 쉽게 포기해 버리면 결코 신앙 챔피언이 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의 위대한 점은 그가 끝까지 선전하며 완주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인생만년에 자신의 삶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디모데후서 4:7-8)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4.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디모데후서 2:5)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지 아니하면 면류관을 얻지 못할 것이며”
모든 운동 경기에는 경기규칙 즉 룰(rule)이 있습니다. 룰을 어기면 반칙입니다. foul play가 됩니다. 룰을 어기면 벌칙(penalty)이 주어집니다. 때로는 아예 실격이 되어 게임몰수를 당하기도 합니다. 룰을 지키며 정정당당하게 fair play를 해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나중에 약물 검사(doping test)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메달을 몰수당하는 안타까운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도 룰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의 룰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성경은 신앙 경기의 rule book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룰을 잘 알지 못하면 기껏 잘 하고서도 억울하게 실격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신앙생활의 규율을 잘 모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단들의 열심과 열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신앙의 룰을 어기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과는 상관없는 자들이 되고 맙니다. 특히 구원과 관련해서는 성경이 명명백백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길 외에는 달리 구원의 방도가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다원주의는 복음이 아닙니다. 예수님 한 분 외에는 구원의 주가 없습니다.

5. 팀웍을 이뤄야 합니다.
스포츠 중에는 팀웍이 필수적인 경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팀플레이가 승리의 필수조건입니다. 혼자만 잘 한다고 승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팀웍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신앙생활에도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함께 가야합니다.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서로의 격려가 필요합니다.

(히브리서 10:24-25)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이 부르실 때까지 꾸준하게 가야 하는 긴 여정입니다. 그러므로 성도와 성도가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믿음이 강한 자는 세워주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세움을 받으며 함께 보조를 맞춰 걸어가야 견고한 신앙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신앙생활의 원리들을 숙지하고 적용함으로써 신앙 챔피언의 영광을 누리며 마침내 영원한 면류관을 받아 쓸 수 있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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