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일상의 감사

얼마 전 해외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 번 느끼는 감정은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번거로운 검색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은 9.11사태로 인해 엄청나게 가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불편하게 느껴지던 것이 십수 년을 지내오다보니 이제는 이것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이것이 뉴노멀(New Normal)이 된 것입니다. 지금 중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까지 침투한 코로나91로 인해 온 지구촌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대란으로 인해 평소 같으면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수고를 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평소에 누려오던 일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나날의 일상이 곧 기적이다”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행복을 결코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누리는 건강도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건강을 잃고 나면 평소에 누리는 건강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절절히 깨닫게 됩니다. 언젠가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평소 우리가 누리는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시계수리의 달인입니다. 그런데 젊었을 때 술을 많이 마시고, 지나치게 육식을 즐기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직장암 3기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직장절제 수술을 받고 대변을 받기 위해 허리춤에 비닐봉지를 차고 다녀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지난 날 건강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전보다 더 열심히 건강을 챙기기로 단단히 결심을 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비닐봉지를 한 손으로 움켜잡고 조깅을 하는가 하면, 항상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깁니다. 그러면서 한 때 친구가 “너 그렇게 시계 수리에 자신이 있으면 한번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어 보렴” 하고 말했던 기억이 나서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기 위해 인내심 있게 연구를 한 결과 마침내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들어 그의 생활 반경 어디에든 비치해 둡니다. 그가 왜 그토록 고생을 하면서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드는 일에 집착하게 되었을까요? 그는 건강했던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물론 육신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그는 지금 정상인들보다도 더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건강을 잃은 후에야 평소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이 그렇게 소중한 것인 줄 새삼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오늘’ 이 순간 살아있다는 자체가 감사의 제목입니다. ‘오늘’은 어제 이 세상을 하직한 자들이 그토록 보기를 희망했던 ‘내일’입니다. 우리는 ‘특별감사’가 아니라 ‘일상감사’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감사를 영어로 옮겨본다면 ‘daily thanksgiving’ 정도로 옮길 수 있으리라 봅니다. 우리가 일용한 양식 즉 ‘daily bread’를 구하듯이, 우리의 일상적인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일상적인 감사를 드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없는 것으로 인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 감사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시편 중에서도 대표적인 감사시라 할 수 있는 시편 100편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편 100:3-4)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자시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 이름을 송축할지어다.”

바라건대, 속히 코로나91 사태가 진정되고, 이번 기회를 통해 일상의 감사가 생활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칼럼의 내용은 본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