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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하나님의 지혜

지난 주 칼럼의 주제는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섭리는 하나님의 성품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고려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성품 중에는 사랑이나 인자함과 같이 어느 정도 인간과 공유하시는 성품도 있지만, 하나님만이 가지실 수 있는 성품도 있습니다. 무소부재(無所不在)나 전지전능과 같은 성품은 하나님께만 고유한 절대적인 성품입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관련해 특히 우리가 고려해야 할 하나님의 고유한 성품은 전지(全知)하심입니다. 시편 139편에 의하면, 하나님은 무엇이든지 다 알고 계시며, 따라서 하나님의 지혜는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군 제대 후 아직 성경지식도 부족하고 신앙적으로도 매우 어렸을 때 교회에서 청년부 시절을 보내며 성경퀴즈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성경퀴즈 범위 중에 로마서가 있었습니다. 저는 마치 학교시험을 위해 벼락치기를 하듯이 단시간에 로마서를 읽고 집중적으로 중요한 요절(要節)들을 암송하느라 꽤나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 나름대로 꾀를 내어 암송했던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로마서 11장 33절이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암송할 때 ‘1땡에 3땡’으로 암송을 했는데, 그때 이후로 한 번도 이 구절의 장절(章節)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로마서 11:33)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이 말씀을 문맥상으로 살펴보면, 유대인들이 복음을 먼저 받은 선민으로서 마땅히 복음을 순순히 받아들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복음을 배척하자 복음이 이방인들에게로 넘어가게 되자,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그들이 시기심을 느끼고 자기 밥상을 되찾기 위해 마침내 복음에로 회귀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오묘한 하나님의 경륜에 스스로 감탄하며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면서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에 경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하 모멘트’(Aha! moment)요 ‘유레카 모멘트’(eureka moment)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너무나 깊어 우리 인간으로서는 그 깊이를 능히 측량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며, 하나님의 길과 인간의 길은 문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 즉 천양지차(天壤之差)가 나는 것입니다.
(이사야 55:8-9)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미국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가 불러 히트한 노래 중에 ‘I did it my way.’(내 방식대로 살아왔노라)라는 노래가 있죠. 인생의 황혼에 서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지난 생애를 되돌아볼 때 후회가 전혀 없진 않지만 그래도 한 가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I did it my way... Yes, it was my way.” 이 노래는 공전의 히트를 했지만 정작 시나트라 본인은 이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노래 가사가 너무나 이기적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얼핏 자신의 방식대로 사는 게 멋있어 보일지 모르나 우리 크리스천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후회가 없는 삶을 살려면 하나님의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인간은 한 번밖에 살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고쳐 살 수 없는 게 인생입니다. 그래서 ‘일생’(一生)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지하신 하나님의 지혜에 기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황혼녘에서 지나온 삶을 한탄하며 후회해본들 만시지탄(晩時之歎)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생에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합니다. 서양 속담에 “끝이 좋아야 다 좋다”(All is good that ends well.)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마지막 웃는 자가 가장 잘 웃는 자이다”(He/She who laughs last laughs best.)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대학입시를 위해 『성문종합영어』 참고서를 꽤나 열심히 공부하고 긴요한 문장들은 가능한 한 통째로 외우려고 노력했는데, 위에 인용한 두 문장도 그때 외웠던 문장들입니다. 목사의 입장에서 별로 은혜로운 간증거리는 아니지만 이 두 문장이 제가 평생 할 일을 택하는 데에 일조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웃으며 생을 마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인생이 또 있겠는가, 그러려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었는데...”하며 가슴을 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되지, 그렇다면 죽음과 함께 사라지고 말 유한한 가치들을 붙잡고 살 게 아니라 죽음 저 너머까지 이어질 가치들 즉 영원에 잇대어 있는 가치들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 속을 뱅뱅 맴돌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저를 낚아채셨습니다. 나중에서야 깨달았지만,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소명(召命)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하여 막연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라도 훤히 꿰고 계십니다. 하나님께는 과거나 현재나 미래와 같은 시제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영원자 되시는 하나님은 모든 시간들을 한 평면에 펼쳐놓고 한 눈에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의 확실한 가이드가 되시는 분입니다. 실수도 실패는 없으신 분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매순간 무엇이 최선인지를 우리보다도 더 정확히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한한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믿음을 함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잠언 3:5-6)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