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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값진 은혜와 값싼 은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야말로 우리가 누리는 모든 은혜 가운데 가장 큰 은혜입니다. 그것은 구원이 무엇인지를 알면 금방 수긍이 갈 것입니다. 구원이 무엇입니까? 구원은 죄로 말미암아 영원히 지옥 형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영원한 생명을 얻어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생복락을 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에 이 보다 더 큰 은혜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혼의 구원은 하나님의 값없는 은총으로 거저 얻게 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고백하며 주님으로 영접하는 자는 아무 공로 없어도 거저 값없이 구원을 선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한복음 1:12-13)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
(에베소서 2:8-9)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

이러한 말씀들을 요약해 보면,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으며, 누구든지 그를 믿고 영접하는 자는 영생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누리게 되는데, 이것은 인간의 어떤 자격이나 공로나 업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총에 의한 것이며, 따라서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은 너무나 소중한 ‘값진’ 은혜입니다.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구원입니다. 만일 구원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하면 갑부들은 다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반면에 가난한 이들은 아무도 구원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은 빈부귀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는 차별 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무상의 혜택입니다. 은혜를 정의하자면, “은혜는 무자격자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호의(favor)”라고 정의할 있습니다. 여기에는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3:28-29)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

그런데 우리가 값없이 구원받는 것에 대하여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값없이 구원을 받았으니 이제부터는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오해입니다. 사실 이러한 오해에서 빚어진 잘못된 교리로 인해 이단에 빠진 자들도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값진’ 은혜가 ‘값싼’ 은혜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으로 값없이 받는 구원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도 강조한 분이지만, 이러한 구원교리에 이어 반드시 실천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의 대부분의 서신들은 교리편과 생활편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구원받은 자로서 제대로 살지 못하면 우리의 값진 구원은 싸구려 은혜, 값싼 은혜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은 우리가 구원받은 후에 크리스천으로서 바르게 살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의 구원이 취소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누리는 그 값비싼 은혜가 제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값싼 은혜’라는 말은 독일 고백교회의 목사였던 디트리히 본회퍼가 사용한 이래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회퍼는 히틀러의 나치즘에 대항하는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고백교회에 소속된 목사였습니다. 그는 히틀러 암살 모의에 가담한 사실이 발각돼 교수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는 그 당시 독일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죄에 대한 회개가 없는 헐값의 용서와 면죄,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이 없는 싸구려 신앙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러한 값싼 은혜야말로 독일교회의 치명적인 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실 은혜는 너무나 값지고 엄청난 것이어서 우리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거저 공짜로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값없는 은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값없는 은혜’를 영어로 ‘priceless grace’라고 합니다. 값으로 따질 수도 없고 값을 매길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invaluable grace’라고도 합니다. ‘valueless’는 ‘가치가 없는’ 싸구려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invaluable’은 너무나 값진 것이어서 도저히 가치를 따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토록 소중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으니 이제 우리의 평생과제는 그 은혜에 보답하는 양으로 값진 삶을 사는 것입니다. 빌립보서 1:27에서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십시오.”라고 권면하고 있는데, 이 짧은 한 마디 속에 구원받은 자의 삶이 요약돼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값진 은혜’를 ‘값싼 은혜’로 전락시켜버리는 행위를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나 자신부터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범죄심리학에 ‘깨어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집에 깨진 유리창 하나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으면, 그 집 담벼락에 어느 틈엔가 아이들이 낙서를 하고, 곧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론입니다. 사소한 잘못 하나를 방치하면 그것이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교훈해주는 이론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값진 은혜를 값지게 지켜나감으로써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성숙한 성도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