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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삼중국적자 크리스천의 애국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 같이 모두 애국자였습니다. 요셉, 모세, 여호수아, 기드온과 사사들, 사무엘을 위시한 선지자들, 다윗을 필두로 하는 선한 왕들, 무너진 조국의 재건을 위해 헌신한 에스라와 느헤미야 등등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신의 방법으로 조국을 사랑했던 자들입니다. 구약시대의 선지자들 중에는 눈물겹도록 온갖 비난과 고초를 감내하며 변함없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세의 애국애족심은 정말 위대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광야의 열악한 조건에서 무려 40년 동안 인도했던 걸출한 영도자 모세는 자기 백성과 함께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가기로 결단한 보기 드문 애국자요 애민자(愛民者)였습니다.

(히브리서 11:24-25) “믿음으로 모세는 장성하여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 받기를 거절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출애굽 후 광야생활을 할 때였습니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시내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고 이것이 자기들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낸 신이라고 하면서 질펀하게 한판 축제를 벌였습니다. 이 모습을 굽어보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정녕코 이 백성을 진멸하시겠다고 잔뜩 벼르셨습니다. 그러자 모세는 생명책에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걸고 호소합니다. “저의 이름은 지우셔도 좋으니 제발 이 백성의 죄는 사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절절한 심정으로 애원했습니다(출애굽기 32:31-32).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에스더의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인 한편의 드라마입니다. 그는 연약한 여인으로서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일사각오의 마음으로 동족을 몰살의 위기에서 구해낸 위대한 구국(救國)의 여성이었습니다. 이방 사도로 부름을 받았기에 어쩔 수 없이 민족과 국경을 초월해 사해동포주의자(cosmopolitan)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도 바울은 또한 동시에 자신의 조국을 사랑하고 자기 민족을 사랑한 히브리인으로서 동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은 저주를 받아 주님께 버림을 받아도 좋다는 선민후사(先民後私)의 마음을 가졌던 분입니다.

(로마서 9:1-3)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로 더불어 증언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

예수님도 비록 온 인류의 구세주로 오셨지만 장차 멸망할 혈육의 조국인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셨던 참된 애국자셨습니다.

(누가복음 19:41-44)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둔(土屯)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가 보살핌받는 날을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예수님의 예언대로 주후 70년에 티투스 장군이 이끄는 로마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 성은 함락되었고 성전도 오직 통곡의 벽(Wailing Wall)만 남은 채 모조리 불타버리고 말았습니다.

올해로 3.1절 105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인 기미년 1919년 3월 1일, 일제식민통 치에 항거하며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남녀노소, 어른과 학생,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모든 겨레가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 독립 만세!”를 소리 높여 외쳤던 날입니다. 총칼에 의한 일제의 공포정치에 맞서 우리 민족은 비폭력으로 맞섰고,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으로 촉발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은 마침내 감격스러운 8.15 광복으로 이어져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대한독립만세 사건에 앞장섬으로써 교회의 공공성을 만천하에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세에 조국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쇼팽은 조국을 잊지 말라는 스승님의 말을 기억하며 “음악에는 국경이 없지만 음악인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이 말을 패러디해서 “신앙에는 국경이 없지만 신앙인에게는 조국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미국 땅에서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천국 시민권자로서(빌립보서 3:20) 우리의 본향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도 애국시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는 삼중국적자로서 제1 조국인 대한민국, 제2 조국인 미국, 그리고 영원한 조국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맡은 바 본분을 다하는 선량한 시민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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