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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시작과 끝

시작과 끝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연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고 보니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기독교의 역사관은 윤회적인 역사관이 아니라 선적인 역사관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역사의 종점인 ‘오메가 포인트’가 있습니다. 개인의 종말과 달리 오메가 포인트는 우주적 종말을 의미합니다. 우주적 종말은 예수님이 재림하셔서 최후의 심판을 하는 시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때 개인에 대한 심판도 함께 행해집니다. 예수님은 시작과 끝이 되시는 분으로서 재림하실 때에는 구원의 주님으로 오신 초림 때와는 달리 심판의 주님으로 오십니다.

(요한계시록 21:13)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I am the Alpha and the Omega, the First and the Last, the Beginning and the End.)”

성경은 태초에(in the beginning)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는 것으로 시작해서(창세기 1:1),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사라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회복되는 것으로 끝납니다(요한계시록 21:1). 이렇게 시작과 끝이 분명히 있습니다.

요즘은 100세를 넘기는 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질병이나 사고가 아니면 90세를 넘기는 것은 흔하게 보는 일이어서 정말 장수시대가 도래했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주초에 카친이신 송길원 목사님이 보내주신 기사를 보면, 56세부터 79세까지는 장청년(壯靑年)으로 분류하자는 캠페인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사장 송 목사님이 주축이 되어 한국형 AARP(The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미국은퇴자협회)를 표방하는 단체 ‘시니어 파트너스’는 지난 12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노인의 역할 탐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단체는 100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세대 구분과 호칭을 제시하면서, 종전의 UN이 제시한 ‘65세 노인’ 세대 구분을 능가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80세부터 99세는 노년(老年)이 아니라 노년(路年), 그리고 100세 이상은 완년(完年)으로 부르자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썩 공감이 가진 않지만, 요즘 세태를 볼 때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영양상태가 나아지고 의료 기술이 발달해서 이전보다 기대수명이 10~20년 연장되었다고 해도 하나님이 보실 때는 거기서 거기, 토토리 키재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유한한 삶을 사는 동안 영원을 준비하는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영원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목사이니까 당연히 예수를 믿을 것을 권합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단순히 이 세상에서 마음의 평안을 누리고 물질적인 부와 육신의 건강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그리고 종교인으로서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함은 더더욱 아닙니다. 영생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이 칼럼을 읽는 분들 중에는 아직 기독교 신앙을 가지지 못한 분들도 혹 계실지 몰라 가장 기본적인 성경구절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요한복음 3:16은 복음의 진리를 요약한 구절이라고 해서 흔히들 ‘작은 복음(Little Gospe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여기서 ‘세상’은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세상은 죄악으로 부패한 영역을 의미하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어 성경에서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아예 ‘Mensch“(사람, person)라고 번역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영생을 얻는 길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고 말하는데, 구원받는 것은 달리 말하면 영생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이 세상에서의 삶은 한낱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원에 잇대어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예수를 믿지 않아도 영원히 살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어디서 영원을 보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천국에서 영원을 보내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지만, 만약 지옥에서 영원을 보낸다면 이보다 더한 고통과 불행은 없습니다.

히브리서 9:27은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심판의 결과에 따라 천국행과 지옥행이 판가름 납니다. 심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천국행과 지옥행을 가리는 ’백보좌 심판‘이 있습니다. 이 심판에서는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져집니다“(요한계시록 20:11-15). 또 한 가지 심판은 ’상급 심판‘입니다. 이 심판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받을 심판으로서, 예수를 믿는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판입니다. 예수님을 신실하게 믿은 자는 큰 상급을 받지만, 비록 예수를 믿었다고 해도 신앙생활을 착실하게 하지 않은 자는 상급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린도후서 5:10)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

이 말씀은 이미 예수를 믿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을 향해서 한 말씀입니다. 예수를 믿고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사는 동안 행한 일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심판에도 예외가 없습니다. ’다, 반드시‘ 받게 될 심판입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역사는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그때 그리스도인도 예외 없이 인생의 결산을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심판대는 우리가 인생을 결산하는 곳입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과 이웃을 섬겼느냐에 따라 인생 성적표가 매겨집니다. 그 성적에 따라 상급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그 결과로 풍성한 상급을 받기 위해서는 올바른 재림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데살로니가 교인들 중에는 잘못된 재림신앙을 가진 자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곧 재림하실 텐데 일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면서 게으름을 피우며, 심지어 쓸데없이 일만 만들고 다녔습니다.

이런 자들을 향해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고 따끔하게 훈계하고 있습니다(데살로니가후서 3:10). 진정한 종말신앙은 지금 여기에서 종말을 바라보기보다는 오히려 미리 종말에 가 서서 거꾸로 지금 여기를 바라보는 신앙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종말에 주님이 우리를 국문하실 때 담대하게 대답할 말을 준비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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