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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하나님의 사인(sign)이 있는 자



저는 지난 주일 목사님이 설교에서 인용한 예화를 들으면서 오늘 칼럼의 주제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예화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미국 사람이 프랑스에 관광을 갔다가 잠시 짬을 내어 파리의 어느 골동품 가게에 들렀는데 진주 목걸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낡고 오래 된 것처럼 보였지만 목걸이에 달려있는 장식품에 마음이 끌려 좀 비싼 듯싶었지만 거금 500달러를 주고 구입을 했습니다. 한동안 보석상자에 그냥 방치해 두었다가 하루는 현금이 필요해서 골동품 가게가 가져갔는데, 감정을 해보더니 2만 달러를 주겠으니 팔라고 했습니다. 의외의 제안에 일단 집으로 도로 가져왔다가 며칠 후 다른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이번에도 현미경으로 세심하게 감정을 하더니 자그마치 5만 달러를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주인에게 이 목걸이가 이렇게 값이 나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했더니 주인이 솔직하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이 목걸이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사랑하는 조세핀에게, 황제 나폴레옹으로부터"라는 친필 사인이 새겨져 있다며 한번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진주 목걸이 자체만으로는 불과 몇십 달러의 가치밖에 없지만, 여기에 적혀 있는 글귀와 친필 사인 때문에 고가의 골동품으로 취급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까지 친절하게 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얼마큼 값이 나가는 존재일까요? 하나님은 이사야 43:1, 4에서 당신의 자녀들을 향해 “내가 너를 구속(救贖)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미국은 카드(Greeting Card)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카드가 있습니다. 그중에 “You are so precious.”라는 글귀가 들어간 카드가 있습니다. 주로 부모와 자식 간에, 또는 부부나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 주고받는 카드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구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바로 이러한 고백을 하고 계시는 셈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낳기 위해 엄청난 산고를 치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희생시킨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입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를 위해 그러한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으로 태어나 죄값을 치러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무한하신 자비로 우리의 모든 죄를 예수님에게 전가하여 십자가에서 우리 대신 죄값을 치르게 하셨습니다. 죄값은 사망 즉 영원한 지옥 형벌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의 공로로 누구든지 예수님을 구원의 주님으로 고백하는 자에게는 아무런 대가 없이 거저 구원을 선물로 주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은혜란 무자격자에게 베푸는 무상의 호의(favor)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12-13)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right)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난 자들이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우리가 황송하리만치 대단한 존재가 됩니다. 베드로전서 2:9에 의하면, 하나님의 자녀는 “택하신 백성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God’s special possession)가 된 백성”이 됩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가 된다는 것은 결코 속박이 아니라 특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걸 친히 책임지시고 우리의 필요를 담당하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라는 확실한 증거는 ‘성령의 인치심(the sealing of the Holy Spirit)’입니다. ‘성령의 인치심’은 안전(security, 비밀보장), 권위(authority, 신적 권위), 진정성(authenticity, 진품 인증), 소유권(ownership, 하나님의 소유) 등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사인을 하심으로써 확실하게 인증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토록 존귀한 자라는 사실을 바울 사도는 ‘질그릇 속에 담긴 보배(a treasure of jars of clay)’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7)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겉모양은 보잘것없으나 내용은 훨씬 훌륭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 인간은 원래 질그릇처럼 깨어지기 쉽고 약점이 많은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예수님과 복음이 담길 때 우리는 참으로 존귀하게 여김을 받는 용기(用器)로 둔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러한 크리스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바로 깨달음으로써 주눅 들지 말고 늘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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