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예수님께 줄을 서야 합니다
요즘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내각 각료들을 인선하는 걸 보면서 출세하려면 줄을 잘 서야 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트럼프의 인선 기준은 한 마디로 충성도입니다. 평소 그에게 줄을 서서 충성했던 자들을 눈여겨 보아 두었다가 일사천리로 각료들을 임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회의 인준이 필요 없는 백악관의 요직에는 충성파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들을 줄줄이 초고속으로 지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실 검증으로 인해 벌써 삐걱대는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군대에 가면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입대자 중에 군대나 정부에 든든한 뒷배가 있는 자를 군 생활이 편안한 특과병으로 뽑으려 할 때 그 한 사람만 쏙 뽑아내면 티가 나니까 그 사람을 중심으로 해서 앞뒤로 한두 명 더 뽑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운 좋게 횡재하는 자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줄을 서는 것은 아무리 잘 서야 봐야 거기서 거기입니다. 다 한시적입니다. 고위직의 경우, 줄을 세워준 자가 자리에서 내려오면 함께 내려와야 합니다. 간혹 줄 잘 섰다는 게 오히려 화근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지혜로운 자는 영원토록 보장이 되는 곳에 줄을 섭니다. 영원(永遠)이 보장되는 신분에 줄을 서려면 예수님께 줄을 서야 합니다. 감사의 달 11월을 마지막 보내면서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수님께 줄을 선 것이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에 꽤나 방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죽음의 순간에 정말 인생을 잘 살았다고 자신 있게 고백하면서 후회 없이 눈을 감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은 어떤 인생일까? 서양 속담에 “마지막 웃는 자가 진정으로 웃는 자이다(He who laughs last laughs best.)”라는 말이 있고, “마지막이 좋아야 다 좋다(All is good that ends well.)”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인생이란 어떤 인생일까? 이러한 일련의 질문에 스스로 내린 답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를 붙들고 사는 인생”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저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얼마간의 숙려기간을 거치긴 했지만, 결국 신학교를 가게 되었고, 신학 공부를 하고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면서 평생을 보냈습니다. 목사가 된 이후 한 번도 이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었지만, 제가 신학교에 가게 된 것은 겉으론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 배후에는 눈에 안 보이는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이 있었던 것입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는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배우면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일은 막연하게나마 평소에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인데, 감사하게도 생각지 않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예수 믿는 자들이 받은 은혜 가운데 가장 큰 은혜는 뭐니 뭐니 해도 구원의 은혜입니다. 성경의 진리에 의하면, 구원이란 영원토록 지옥 형벌을 면할 수 없는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토록 영생복락을 누리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힘든 경험을 하고 나면 ‘지옥 체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지옥의 고통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거기에서는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고 하셨습니다. 고통과 함께 억울함을 아주 실감 나게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또한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마가복음 9:48-49)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비록 지옥같은 경험이라 할지라도 얼마간 지속되다가 끝난다면 그나마 견딜만하겠지만, 지옥에서의 고통은 영원히 끝나지 않기에 더욱 무섭고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지옥에서는 “껄! 껄! 걸!”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할 걸, ...하지 말 걸” 하면서 가슴을 친다는 것입니다. 지옥이 이런 곳인 줄 진작 알았더라면 “예수 믿을 걸!”하고 때늦은 후회도 하게 됩니다.
고령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100세를 넘긴 고령에도 운동과 글쓰기 그리고 강연과 기도로 건강한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이런 분이 계시는가 하면, 반면에 은퇴한(Retired) 분들 중에는 지난날 살아온 삶을 후회하며(Regret), 분노(Resentment)와 소외감(feeling of Rejection)에 시달리며 사는 분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아마도 헛되게 세월을 보냈노라고 생각하며 갖게 되는 원통함과 아쉬움, 그리고 새털처럼 많은 세월을 눈에 보이는 것에 속아 헛되게 살았다는 것을 너무나 늦게 깨달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정 때문일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헛똑똑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어떤 크리스천 재력가가 한번은 어느 강연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아무리 재산이 많다고 해도 영(zero)을 곱하면 영이 되고 맙니다. 그 재산이 온전히 유지되려면 1을 곱해야 하는데, 그 ‘1’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이 세상이 다인 줄 알고 온통 이 세상에 코를 처박고 사는 자들은 언젠가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되고 맙니다. 한평생 허깨비와 신기루를 좇다가 인생이 허망하게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부실한 채권에 투자하면 자칫 쓰레기 정크본드가 되고 맙니다. 이윤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곳에 투자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인생도 매한가지입니다. 확실한 보장이 있는 곳에 투자해야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명한 천국 비유를 통해 이 진리를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마태복음 13장에는 천국의 비유가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밭에 감추인 보화의 비유’와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의 비유’는 우리가 인생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두 비유는 가장 값진 것을 발견했을 때 자신의 모든 소유를 팔아 그것을 샀다는 공통된 내용을 담고 있기에 ‘쌍둥이 비유(twin parables)’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두 비유는 유레카(eureka) 인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캠퍼스 미니스트리를 하는 CCC의 슬로건인 “I found it!”가 바로 유레카를 의미합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유레카의 은혜를 체험함으로써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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