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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여호와 치드케누


어느 시대에나 참된 지도자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면 목자의 심정입니다. 성경은 성경적 리더십의 이상을 그릴 때마다 가장 보편적으로 목자의 리더십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을 던져 양을 구하고자 하는 목자의 희생적 영성이야말로 목자 리더십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전 600년경을 전후한 유다의 역사적 정황은 주변 강대국들인 이집트와 바벨론의 침공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는데, 불행한 것은 이러한 정황 중에서도 소위 정치 지도자와 종교 지도자를 자처하는 자들은 국민을 염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사익만을 추구하며 양들을 이용해먹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처방은 무엇이었을까요? 예레미야 23장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 23:1-6)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 목장의 양 떼를 멸하며 흩어지게 하는 목자에게 화 있으리라.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 백성을 기르는 목자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가 내 양 떼를 흩으며 그것을 몰아내고 돌보지 아니하였도다. 보라, 내가 너희의 악행 때문에 너희에게 보응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내 양 떼의 남은 것을 그 몰려갔던 모든 지방에서 모아 다시 그 우리로 돌아오게 하리니 그들의 생육이 번성할 것이며, 내가 그들을 기르는 목자들을 그들 위에 세우리니 그들이 다시는 두려워하거나 놀라거나 잃어버리지 아니하리라. 보라, 때가 이르리니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다스리며 세상에서 정의와 공의를 행할 것이며, 그의 날에 유다는 구원을 받겠고 이스라엘은 평안히 살 것이며 그의 이름은 여호와 우리의 공의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타락한 목자들, 즉 유다 왕국의 지도자들 대신 하나님께서 친히 “다윗에게서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키실 것인데,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다스리며 세상에서 정의(just)와 공의(right)를 행할 것이며, 그의 날에 유다는 구원을 받겠고 이스라엘은 평안히 살게 될 것이라”고 하시면서, 이 왕의 이름은 ‘여호와 우리의 공의(The LORD Our Righteous Savior)라고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의 히브리 원어가 “여호와 치드케누”입니다. 여기서 “다윗에게 나올 한 의로운 가지”는 장차 의의 왕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구약의 많은 예언들은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예언들은 현실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궁극적인 목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은 에스라와 느헤미야 같은 지도자들을 일으켜 흩어진 이스라엘 민족을 다시 예루살렘 고토로 돌아오게 한 것으로 현실적으로 성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본문의 예언은 참 메시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최종적으로 실현될 예언이었습니다. 이사야 32:1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보라, 장차 한 왕이 공의로(in righteousness) 통치할 것이요, 방백들이 정의로(with justice) 다스릴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양 떼를 흩으며 그것을 몰아내고 돌보지 아니하며 자기들의 배만 채우는 악덕 지도자들을 향해 “화가 있으리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의 악행으로 인해 보응하시겠다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계십니다. 유다 왕국의 마지막 왕은 시드기야였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시드기야라는 이름의 뜻은 ‘여호와는 나의 의로움’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름 값을 못하는 왕이었습니다. 이름은 의로운데 그의 삶은 악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 52:2-3을 보면, “시드기야는 여호야김의 모든 행위를 본받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하나님께서 예루살렘과 유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기에까지 이르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남방 유대 왕국은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지도자들의 잘못 때문에 백성들이 억울하게 함께 어려움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도자의 자질과 리더십에 따라 백성의 행불행이 좌우됩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2024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첨예한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특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swing state)의 선거인단 수를 확보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짜며 연일 강도 높은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지구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당연히 미국 자체 내의 정책도 달라질 것이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풍향계의 방향까지 바뀔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이번에 대통령을 신중하게 잘 뽑아야 합니다.

이것을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적용되는 조언입니다. 당장 대선을 치르지는 않지만 집권 여당과 야당 지도자들이 민심을 세밀하게 살펴 가면서 당심과 사심을 뛰어넘어 진정으로 국리민복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숙고해야 할 때입니다. 잠언 기자는 잠언 14:34에서 “공의는 나라를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하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시는 역사의 주인공이신 하나님께 중보기도를 게을리하지 말야야 할 것입니다.

(디모데전서 2:2)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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