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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여호와 라파

여호와 라파

출애굽기 15:26에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I am the Lord, who heals you.)는 말씀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 말씀에서 “치료하시는 여호와” 즉 ‘여호와 라파’ (Jehovah-Rapha)라는 말이 유래했습니다. 병원 이름이나 의료 관계 사업체 이름에 ‘라파’라는 말이 붙은 상호들을 자주 대할 수 있습니다. 한때 저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집사님이 운영하는 ‘라파 클리닉’이라는 물리치료 병원이 있었습니다. ‘Q라파’라는 회사 이름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그리스어로 데오스(θεος)라고 하는데, 편의상 줄여서 θ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글자와 모양이 가장 비슷한 영어 알파벳이 Q니까 그렇게 붙인 게 아닌가 저 혼자 짐작해 보았습니다. 만일 이러한 제 짐작이 맞다면 ‘Q라파’는 ‘여호와 라파’라는 의미가 되는 셈이니, 참 좋은 상호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별칭을 ‘여호와 라파’라고 계시하신 배경은 이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제 막 출애굽하여 애굽 동편 국경지대인 수르 광야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가운데 사흘 동안 계속 건조한 사막 지대를 지나 시내산을 향해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시내산에서 당신을 예배하도록 미리 계획해 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 통과해야 하는 광야 지역은 지리적인 특성상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동물 가죽 부대에 담아온 물도 이제 바닥이 나고 말았습니다. 점차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천만다행으로 물이 있는 장소를 찾긴 했으나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물이 써서 도저히 마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곳 지명을 히브리어로 ‘쓰다’(bitter)라는 의미를 가진 ‘마라’(Marah)라고 지었습니다.

가까스로 물을 발견해서 마냥 좋아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실망은 금세 분노와 원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들은 모세를 향해 원망을 퍼부었습니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홍해를 갈라 육지처럼 건너게 하시고, 추격해오는 애굽 군대와 말들과 병거들을 다 수장시켜버리신 하나님의 위대하신 능력과 무한하신 은혜에 감격해 소리 높여 찬양했던 그들이었습니다.

모세는 매우 난감하고 착잡했습니다. 밤새도록 목청을 높여 악랄하게 악다구니를 쳐대는 백성들을 바라보면서 모세는 몹시 괴로웠습니다. 분명히 현실적으로 고통을 당하는 상황에서 그 고통을 호소하는 백성들의 형편을 모른 척 외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백성들의 불평에 동조할 수도 없는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러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나뭇가지 하나를 가리키셨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그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물 위에 던졌더니 그 쓰던 물이 기적적으로 순식간에 마실 수 있는 물로 바뀌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의 믿음을 테스트해 보셨습니다.

(출애굽기 15:26)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들어 순종하고 내가 보기에 의를 행하며 내 계명에 귀를 기울이며 내 모든 규례를 지키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의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

하나님께서는 아직도 그들의 눈에 선연한 애굽의 열 가지 재앙을 상기시켜 주고 계십니다. 모든 재앙이 다 끔찍스러운 재앙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악질의 재앙과 장자의 죽음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무서운 재앙들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재앙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임하지 않았지만, 애굽 사람들에게 임한 그 재앙들을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오싹 끼치는 끔찍한 재앙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질병을 고쳐주시는 분입니다.

(시편 103:3)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말라기 4:2)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같이 뛰리라.”

(시편 41:3) “여호와께서 그를 병상에서 붙드시고 그가 누워있을 때마다 그의 병을 고쳐주시나이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병을 고쳐주신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죽을 병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히스기야 왕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함으로 15년의 생명을 연장받은 사건과 아람 군대장관 나아만이 문둥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렸으나 요단강 물에 일곱 번 몸을 담근 후 기적같이 고침받은 사건은 너무나 유명한 치유사건입니다. 이 외에도 사르밧 과부의 아들이 죽었다가 엘리야의 기도로 다시 살아난 사건 등 많은 치유사건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역 가운데 병을 고치는 치유사역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예수님은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질병과 영혼의 병도 고치시고, 악령을 쫓아내는 축사(逐邪)를 통해 사탄과 귀신에 사로잡혀 고통하는 자들을 해방시켜 주시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마태복음 12:28). 이렇게 볼 때, ‘여호와 라파’의 치유 사역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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